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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취재N팩트] '북핵동결 시 주한미군 철수론'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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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북한이 핵을 동결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말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주장은 군 수뇌부와는 조율이 안 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가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기봉 특파원!

백악관 고문의 '주한미군 철수' 발언, 정확히 어떤 말인지 다시 한 번 정리를 좀 해주시죠.

[기자]
말을 한 사람은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인데, 미국 인터넷 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을 이야기하면서, 중국이 북한의 핵을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동결시킨다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중재 역할을 더 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어서 이러한 협상안은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지만, 묻지도 않은 주한미군 철수 이야기를 쉽게 꺼냈다는 점에서 실제로 얼마나 논의가 진행됐는지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배넌 수석의 '주한미군 철수' 협상에 대해 미국 합참의장은 크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죠?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북한 핵 동결 조건으로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건 한마디로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나는 주한미군의 축소나 철수에 대한 어떤 논의에도 관여한 적이 없고, 그런 얘기가 있었는지를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합참의장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확고히 일축한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백악관이나 국무부, 국방부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아, 미국 정부에서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된 내용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합참의장은 일단 처음 듣는 말이라는 입장을 보였고, 미국 정부에서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황인데, 그런데도 이 말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말을 한 사람이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63살의 스티브 배넌은 극우 성향의 인물인데, 은행가, 기업인 등의 경력을 갖고 있고, 극우 온라인 언론 '브라이트바트 뉴스'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아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CEO를 지냈고, 당선 이후엔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활동해왔습니다.

늘 점퍼 같은 평상복 차림으로 대통령 주변을 거침없이 다니며, 모든 정책에 직접적인 관여를 해서, 한때 '진짜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풍자 코미디쇼 SNL이 패러디를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권력 다툼에서 다소 밀려났고, 특히 샬러츠빌 사건과 관련해 백인우월주의를 너무 비난하지 말라고 대통령에게 조언했던 정황이 드러나 정치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있긴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가장 가까이서 가장 밀접하게, 정책에 영향을 미쳐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주한미군 철수론'도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거나 의사전달이 됐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배넌 수석 전략가는 이번 인터뷰에서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으로 잘라 말했는데 이것도 논란이 일고 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배넌은 남한에서 엄청난 인명 피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군사적인 해법은 없다. 생각도 하지 마라. 전쟁 발발과 동시에 30분 안에 북한의 재래식 무기로 인해 서울시민 천만 명이 죽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는 방정식을 누가 가져오기 전에는 군사적인 해법은 없다. 의심할 여지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른바 미국의 대북 협상 카드의 천기를 누설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력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등에 업고 대화와 압박, 협상을 해왔는데 아예 가능성 자체를 없는 것으로 단언함으로써 카드를 다 보여준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주한미군 철수' 발언에 대해 LA 김기봉[kgb@ytn.co.kr]특파원과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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