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오명 해스터트 전 美 하원의장, 형기종료 석방

보호관찰·성범죄자 재교육 의무 남아… 피해보상 소송 2건 계류 중

데니스 해스터트 전 미국 하원의장 [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권력 서열 3위 하원의장직을 8년간 지킨 유력 정치인에서 동성 미성년자 성추행범으로 전락한 데니스 해스터트(75)가 징역 15개월 형기를 마치고 석방됐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해스터트 전 의장은 전날 부로 연방 법원이 선고한 형기를 공식 종료하고 시카고 교외도시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갔다.

해스터트 전 의장은 지난달 17일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의 연방 교도소를 나와 시카고 인근 사회적응 시설에서 전자발찌를 차고 남은 형기를 채웠다.

50년 전 자행한 동성 미성년자 연쇄 성추행 전력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 1명에게 입막음 대가를 약속하고 거액의 현금을 불법으로 분산 인출하다 2015년 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적발된 해스터트 전 의장은 연방 법원에서 징역 15개월을 선고받고 작년 6월 수감됐다.

실제 복역 기간은 14개월. 미국 연방법상 선고 형량의 85% 이상을 복역하면 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앞으로 2년간 당국의 보호관찰을 받게 되고, 성범죄자 재교육 프로그램도 이수해야 한다.

또 성추행 피해자 2인이 제기한 별도의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다시 어떤 난국에 처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해스터트 전 의장은 1965년부터 1981년까지 일리노이 주 요크빌의 고등학교에서 역사 교사 겸 레슬링부 코치 생활을 하다 정계에 들어와 1987년부터 21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하원의장직을 수행했다.

고교 교사에서 유력 정치인으로 변신해 미국 공화당 최장수 하원의장 기록까지 세운 해스터트는 정계 은퇴 8년 만인 2015년, 교사 재직 당시 14~17세 동성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과오가 드러나 인생이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졌다.

해스터트는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으나 법정에서 성추행 의혹을 사실로 인정했고, 법원은 해스터트에게 검찰 구형 징역 6개월보다 많은 징역 15개월 형을 선고하고 성범죄자 재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또 이와 별도로 25만 달러(약 2억8천만 원)의 벌금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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