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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멀쩡한 계란인데"…축산당국 엉터리 발표에 두 번 운 양계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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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축산당국이 적합 판정을 받은 일부 농장을 살충제 검출 농장 명단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양계농가를 두 번 죽인 꼴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멀쩡한 계란을
(창녕=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17일 경남 창녕지역 한 산란계 농장에 닭들이 낳은 계란이 쌓이고 있다. 축산 당국은 이 농장을 살충제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가 뒤늦게 미검출 농장으로 바로 잡았다. 2017.8.17



파급력이 큰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임에도 축산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때문에 멀쩡한 농장이 상인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멀쩡한 계란이 반품되는 등 역 피해도 있었다.

17일 축산당국 최초 발표에서 살충제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된 것으로 발표된 경남 창녕의 한 농가는 상인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는 등 항의를 받았다.

이 농가 관계자는 "축산당국 발표가 나자 이곳에서 계란을 받아간 상인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지고 도매상들은 반품하는 등 종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며 "황당하지만 급박한 상황에 공무원들도 잘 해보려다 실수가 난 것으로 생각하려 하지만 손해가 극심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출하금지 조치 이후 창고에 쌓여 있던 계란은 정상적으로 유통하는 데 문제가 없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우리 농장은 정부 보조 약품 외 살충제를 쓰지 않는데 '살충제 계란' 농가로 지목되니 너무 억울해 품질관리원을 찾아 재검해달라고 강력하게 항의하는데 시간을 다 썼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뒤늦게 살충제 계란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매시간 쏟아져 나오는 계란 선별작업을 이어가는데 진땀을 흘렸다.

축산 당국의 첫 발표를 잘못 듣고 달려온 계란 도매상들도 극심한 혼선을 빚었다.

일부 계란 도매상은 이날 농가에 부산으로 유통된 계란을 수거해 반품하고 돌아가 버렸다.

이 농장에서는 일부 도매상이 반품한 계란은 멀쩡하지만 폐기처분할 계획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 산란계 농가 3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며 경남에서는 창녕 농장 2곳과 합천의 한 농장 등 총 3곳을 포함한 바 있다.

그러나 이중 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 10곳이 포함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최초 발표를 번복했다.

경남에서는 부적합 농가로 지목된 창녕의 농장 1곳이 농림축산식품부 착오로 비펜트린 초과 검출 농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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