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카드사 본업 어려워지니 '다함께 車車車'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개 카드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 2조원…전년보다 60% 급증]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줄자 할부금융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할부금융은 목돈이 필요한 자동차나 가전제품, 사무용 기기 등을 구입할 때 물건값을 일정 기간 나눠 갚는 대출상품으로 그간 캐피탈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머니투데이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은 2조1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562억원) 대비 60.4% 증가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이 5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361억원에 비해 14배 이상 급증했다. 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은 지난해 전체 규모(2030억원)의 2.5배를 넘어섰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타사에 비해 뒤늦게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뛰어들어 지난해 말부터 영업 시스템 구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통적인 수수료 수익이 압박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도 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이 68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428억원 대비 55.3% 늘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온라인·모바일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인 ‘다이렉트 오토’가 인기를 끌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만 6589억원에 달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도 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8.1%, 66.3% 증가했다. 다만 신한카드는 할부금융 취급액이 지난해 상반기 6866억원에서 올해 6050억원으로 11.9% 줄며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줬다.

카드사의 할부금융 취급액이 급증한 것은 자체적으로 할부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해 자동차 할부금융을 공략한 영향이 크다. 카드사들은 2014년 말 자동차 제조사와 복합할부 수수료 갈등 등으로 잠시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중단했지만 지난해부터 자체 상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복합할부란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자동차 대금을 결제하면 캐피탈사에서 해당 금액을 카드사에 지불하고 소비자에게 매월 할부로 차값을 받는 형태의 금융상품이다. 카드사들이 별다른 역할도 하지 않은 채 높은 가맹점 수수료를 챙긴다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반발하면서 이 상품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복합할부를 취급할 수 없게 되자 전업계 카드사 8곳 모두 할부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다만 현대카드는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 자동차금융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자체적인 할부금융 사업을 하지 않고 있고 하나·BC카드는 할부금융업 등록을 마친 뒤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은 할부금융업 등록을 할 수 없어 카드사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저금리와 캐시백 등의 혜택과 비대면 서비스를 앞세워 캐피탈사가 장악한 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