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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中, 베이다이허 비공개 회막 마무리…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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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올가을 베이징에서 열릴 제19차 당 대회에서의 차기 중국 지도부 권력 개편과 관련해 관심을 끌었던 베이다이허(北戴河) 비공개 회합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현직 지도부는 일 년에 한 차례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모여 국가 주요 정책을 논의해왔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이번 베이다이허 회합을 통해 사실상 ‘1인 체제’를 공고화했고, 오는 19차 당 대회를 통해 이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장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후난(湖南)성을 찾아 고체폐기물 환경오염 예방법 시행 상황을 시찰했다. 중국 최고지도부 인사인 7명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지난 1일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하고 모습을 감춘 지 10여일 만에 공식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보통 지도부 인사들이 공식활동을 재개하면 베이다이허 회의가 폐막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을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상하이방 세력이 베이다이허 회의를 계기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가 1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통해 “시 주석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선두병이 되겠다”며 충성맹세를 했다. 시 주석을 절대적으로 추종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한 서기는 장쩌민의 후원을 받는 상하이방 색채를 지니면서도 시 주석의 과거 상하이 서기 시절 부하로 함께 일했던 전력으로 양 세력 모두에 걸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데, 인민일보가 한 서기의 기고문을 실어준 것 자체가 정치국 상무위원 발탁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관측된다.

또 홍콩 영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200만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시 주석의 측근인 리쭤청(李作成) 육군 사령원(사령관)이 유력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70세인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 제1 부주석이 다음 달 물러나고,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이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이는데, 쉬 부주석이 제1 부주석 자리에 오르면, 리 사령원이 후임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10명으로 구성된 중앙군사위원회는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기관으로 주석 1명, 부주석 2명, 위원 8명으로 이뤄진다. 중앙군사위 주석은 시 주석이 맡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군인들이다. 리 사령원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되면 파격적인 인사로 여겨진다. 리 사령원은 군부 내 대표적인 '시진핑 인맥'으로 통하기 때문에 실제 중앙 군사위 부주석에 오르면 그만큼 시 주석의 권력이 강화됐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아직 10명의 중앙군사위 위원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명이 이뤄지면 그는 올해 가을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정치국 위원 등 당 지도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군 소식통은 "시 주석은 군 고위 장성의 아들이나 사위, 보좌관 등은 군 지휘부로 승진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천명한 적이 있다"며 "리 사령원이 임명된다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연줄이나 배경이 아닌, 실력과 경험에 의한 군 인사 원칙이 확립됨을 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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