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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멸치가 플라스틱 먹는 이유, 먹이와 냄새 비슷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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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해양 생물들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먹는 것은 모양이 아닌 냄새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먹으면 해산물을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와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공동 연구진은 16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에 "해양 생물들이 미세 플라스틱에서 일반 생물과 비슷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먹이로 잘못 알고 먹는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조각 크기가 새우 같은 작은 해양 생물과 비슷하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이런 학설이 뒤집힌 것이다.

연구진은 바다에서 1주 이상 떠다니던 플라스틱 쓰레기와 깨끗한 플라스틱 알갱이를 바닷물에 각각 담고 멸치를 넣어 3주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멸치들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부분 먹어치웠다. 반면 깨끗한 플라스틱 알갱이를 넣은 통에 담긴 멸치들은 플라스틱을 거의 먹지 않았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닷물에 들어가면 광합성을 하는 각종 조류(藻類)와 세균에 빠르게 덮인다. 이 과정에서 조류와 세균은 플라스틱 덩어리에 유황 냄새가 나는 화학물질이 포함된 배설물을 방출한다. 연구진은 멸치와 같은 해양 생물이 이 냄새를 맡으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UC데이비스 매슈 사보카 박사는 "멸치를 비롯한 상당수 해양 생물은 시각보다는 냄새에 의존해 먹이를 찾는다"며 "바다에 오래 있었던 플라스틱 냄새는 일반 먹이와 구분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해양 생물이 먹은 플라스틱은 결국 사람도 먹는다. 벨기에 겐트대는 최근 "사람들이 해산물 섭취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연평균 1만1000점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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