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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마사회-노조 ‘마필관리사 이슈’ 합의타결…고용부, 특별근로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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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경근씨 사망 82일 만에 유족보상, 명예회복에 관해 합의

직접고용 논의 협의체 구성, 장례식 19일 ‘전국민주노동자 장’

고용노동부, 2주간 특별근로감독



한겨레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로 일하다 1일 주검으로 발견된 이현준씨 아버지 이복근씨(왼쪽 둘째)와 어머니 이시남씨(맨 왼쪽)가 지난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마사회 경영진 퇴진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던 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오른쪽 둘째는 지난 5월27일 자살한 박경근 마필관리사의 어머니 주춘옥씨.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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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고용구조로 인한 열악한 처우로 최근 마필관리사 2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던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문제와 관련해 한국마사회와 마필관리사를 고용한 조교사, 노동조합 간 합의가 도출됐다.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는 17일부터 2주동안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기로 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제주 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이 소속된 한국노총 공공연맹은 16일 오후 한국마사회·조교사와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고용안정·노조활동 보장 △숨진 마필관리사 2명에 대한 명예회복·유족 보상 등에 관한 합의를 타결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노조와 마사회는 이달 말부터 석 달 동안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를 운영해 고용구조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각 노조에서 1명씩, 마사회에서 2명과 마사회 소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노조에서 추천하는 전문가 각 1명씩으로 구성된다. 마필관리사의 경마성적에 따른 급여비중을 줄이고 성과급과 상금 배분 때도 배분 비율과 재원에 대한 명시적 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기로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마사회는 앞으로 죽음을 불러오는 다단계 착취구조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마필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에서 전향적인 태도로 제도개선 논의에 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공연맹도 “마사회는 현재의 간접고용을 ‘선진 경마시스템’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무시해왔다”며 “더 이상의 차별과 착취가 자행되지 않도록, ‘마사회 직접고용’을 위한 성실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사회 경마에 출주하는 경주마를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는 애초 마사회가 직접 고용했으나, 1993년 마주(말 주인)가 마사회에서 개별 마주로 변환되면서 마필관리사의 고용주도 마주와 위탁계약을 맺는 조교사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고용불안·임금·장시간 노동 등 노동조건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 5월 부산경남경마공원 마필관리사 박경근씨가 “○같은 마사회”라는 욕설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고, 지난 1일엔 이현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2명의 장례식은 오는 19일 ‘전국민주노동자 장’으로 진행된다.

한편, 고용부는 오는 17일부터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에 대해 오는 30일까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이 청문회 과정에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감독은 관할 고용노동청 주관으로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 고용부 본부차원으로 진행된다. 전국 관청의 근로감독관 23명,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심리전문가 등 안전보건공단 전문직원 8명을 비롯, 조교사·마필관리사 경력보유자, 대학교수 등 외부전문가도 대거 투입된다. 이미 지난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감독이 실시돼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 대거 적발된 바 있는데, 이번 감독은 안전·보건관리, 노무관리, 고용차별 등 노동관계 관리시스템 전반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마필관리사들이 호소하는 스트레스 등 보건분야 감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필관리사들은 잇따른 자살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급박한 산재발생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즉시 작업중지 명령하고, 관계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조처와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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