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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독립운동가 산실 임청각…미등기 문제 언제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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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안동 임청각[연합뉴스 자료사진]



(안동=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 산실이라고 언급한 경북 안동 고택 임청각이 현재 법적으로는 소유주 등기가 안 된 건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안동시에 따르면 임청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 생가이자 고성 이씨 종택이다.

1519년대 99칸 대저택으로 지었으나 일본강점기인 1930년 후반에 중앙선 철도가 집 마당을 가로지르며 50여칸으로 줄었다.

이상룡 선생은 1911년 1월 식솔을 이끌고 임청각을 떠나 기약 없는 만주 망명길에 올라 독립운동에 여생을 바쳤다.

이 선생 두 동생과 아들, 손자, 조카 등 이 집안에서 9명이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 선생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은 물론이고 99칸짜리 임청각까지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2013년에는 이상룡 선생이 1913년 임청각을 2천원에 일본인 오카마 후사지로에게 팔았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가 나왔다.

2천원은 당시 한옥 20채가량을 살 수 있는 거액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성 이씨 문중은 두 달 뒤 임청각을 다시 3천원에 사들였으나 석주 선생 일가가 일제의 호적을 거부해 선생 직계 가족 명의로 등기에 올리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임청각 소유권은 고성 이씨 후손 4명에게 분산 등기됐다.

세월이 흘러 임청각 소유권을 고성 이씨 종손에게 넘기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분산 등기한 4명의 자손이 100여명으로 늘어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혔다.

이 때문에 이상룡 선생 직계후손은 10여년간 법적 다툼을 벌인 끝에 2010년 기존 등기 말소 처분을 끌어냈다.

그러나 안동시에 등록된 건축물대장에는 여전히 소유주가 애초 등기부에 적힌 고성 이씨 후손 4명 이름으로 올라 있다.

이 선생 직계 후손은 등기부에 문중 이름으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건축물대장 때문에 아직 올리지 못했다.

현재 이 선생 후손인 이창수씨와 그의 숙부 이항증씨가 안동문화지킴이 등과 함께 임청각을 관리하며 고택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호태 안동문화재킴이 대표는 "법원에 있는 등기부에 이름을 올리려고 해도 시청에 있는 건축물대장 소유주가 달라서 올릴 수가 없었다"며 "대통령이 임청각을 언급했으니 무언가 전향적인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건축물대장에 소유주로 된 문중원과 합의하면 등기부에 명의를 올릴 수 있는데 협의가 잘 전행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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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임청각[연합뉴스 자료사진]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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