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흡입력보다는 미세먼지 제거로… 무선 청소기 시장 1위 지킬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블렌더(믹서), 전기 주전자, 토스터 같은 주방 소형 가전이 청소기에 이어 국내 시장을 공략할 주력 제품입니다. 우리나라는 생활수준 대비 주방 가전 보급률이 다른 나라보다 낮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입니다."

정현주(42) 일렉트로룩스 부사장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끓이거나 볶는 음식 위주인 한식의 특성 탓에 가스기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굽거나 삶는 서양 요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주방 가전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선비즈

정현주 일렉트로룩스 부사장이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국지사에서 믹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청소기에 이어 주방 소형 가전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일렉트로룩스는 세계 최초로 가정용 진공청소기를 만든 유럽 최대 생활 가전 업체다. TV를 제외한 생활 가전 부문 세계 순위는 미국 월풀에 이어 2위다. 오븐 같은 주방 가전과 세탁기·청소기가 주력으로 지난해 매출은 16조5000억원에 달한다. 정 부사장은 한국지사장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본사 소형가전부문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이 본사 임원이 된 것은 정 부사장이 처음이다.

일렉트로룩스는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12년 연속 판매 대수 1위를 지키고 있다. 정 부사장은 LG전자·삼성전자, 영국 다이슨 등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1위를 지킬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은 물류비용도 많이 들고 수입 절차도 까다롭지만, 무선 청소기 같은 소형 가전은 그 같은 장애물이 없어 글로벌 제품의 경쟁력이 통한다"며 "흡입력과 같은 수치보다는 미세 먼지 제거처럼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기능을 앞세워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인수한 미국 실리콘밸리 가전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아노바를 예로 들며 IoT(사물인터넷) 가전의 발전 방향도 내놨다. 정 부사장은 "아노바가 만든 조리기기는 앱(응용프로그램)에 있는 다양한 조리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그에 맞춰 온도와 시간, 굽기를 설정하면 스테이크를 일류 셰프처럼 겉과 안이 똑같게 익혀준다"며 "이처럼 IoT 가전은 와이파이(WIFI·무선인터넷)로 연결해 기기를 켜고 끄고 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2002년 일렉트로룩스 한국지사에 사원으로 입사해 35세에 지사장에 올랐다. 한국지사장으로 있던 3년 7개월 동안 한국지사 매출은 2배가 늘어나며 5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6배나 급증했다. 정 부사장은 "여성이라는 핸디캡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만 좇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joyjay@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