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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 살충제 계란파동 하루속히 진상 조사해 국민불안 잠재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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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지역을 강타한 계란에서의 살충제 성분이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되면서 식품안전을 흔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의 산란계 농장 잔류농약 검사에서 가축에 기생하는 해충을 박멸하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나왔다는 것이다. 피프로닐은 닭 진드기 퇴치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약품인 데다 검출된 양도 국제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 콩팥 등 장기 손상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니 심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지역에서 생산된 계란의 유통과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는데, 어제부터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전국 점포에서 모든 계란 판매를 중단했고 CU 등 편의점과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도 이에 합류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농가의 계란 출하를 일단 중단시키고 3000마리 이상 산란계를 사육하는 대형 농가에는 17일까지, 나머지 소형 농가에는 19일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조사 결과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라는데 최대한 속도를 내 교통정리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문제의 살충제 계란을 생산한 두 지역 농가에서 이미 출하한 계란의 유통경로를 빈틈없이 추적하고 전량 회수해 폐기하는 것도 시급하다. 빠른 진상 파악과 후속 조치만이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계란 신규 출하가 중단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판매가 중지된 만큼 계란 유통시장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지난해 겨울 발생했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문 이후 이미 평년보다 40% 이상 계란가격이 올랐는데 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공급 차질을 빚는다면 다시 급등할 수도 있다. AI 발생 전 하루 평균 계란 공급량은 약 4300만개였으나 최근에는 3000만개가량만 생산될 정도로 공급량이 이미 줄었다. 일반 수요자들은 계란 소비를 꺼리겠지만 음식점이나 식품, 제빵업계 등 계란을 반드시 써야 하는 일선에서는 무작정 줄일 수도 없는 처지이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계란 출하 중단 조치가 길어질 경우 한 달반가량 남은 추석을 앞둔 계란대란까지 염두에 두고 공급 차질을 막을 대비책을 속히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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