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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낮보다 아름다운 밤…전국 야행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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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화재청 서울 정동, 전주, 경주, 청주 등 전국 야행 18선

야경·야로·야사·야화·야식·야숙 등 주제별 야간 문화 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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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주야행에 참여한 시민들이 청주 옛 도심 용두사지 철당간 등 문화재를 둘러보고 있다. 청주시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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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 아름다운 밤이 전국에 펼쳐지고 있다. 조명으로 멋을 더한 문화재와 유적을 벗하며, 밤길을 거닐며 노니는 ‘야행’이 인기다.

‘안압지’로 불리다 2011년 7월 본이름을 찾은 경북 경주의 대표 관광지 ‘동궁과 월지’는 야행이 낮 여행을 압도한다. 해가 지고 조명이 월지(연못) 위 문화재를 비출 무렵 관광객이 몰려든다. 지난 12일 하루 8840명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 5월 징검다리 연휴 때 하루 1만6000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대근 동궁과 월지 관리 주무관은 “요즘은 밤 손님이 90%가 넘을 정도로 인기다. 야경이 멋진데다 날씨도 시원해 밤이 낮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문화재, 역사 유적을 지닌 전국의 도시들이 ‘야행’ 상품을 속속 만들고 있다. 문화재청은 올해 ‘문화재 야행 18선’을 뽑았다. 문화재청은 이들 자치단체 야행 프로그램의 예산 50%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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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야행 지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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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 호남엔 전주·군산·고창·순천·광주 등 5개의 야행이 있다. 전주야행이 인기다. 5~9월까지 매달 마지막 토요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올해 4번째 야행이 오는 26일 경기전·오목대 등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난달 판소리에 이어 이달엔 가야금·거문고 등 민속 기악이 주제다. 이창원 전주문화재야행추진단 홍보팀장은 “경기전 광장에서 관객과 어우러지며 한판 노는 흥겨운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엔 대구·경주·안동·김해·부산야행이 있다. 대구 중구는 25일부터 대구 도심을 걷는 ‘근대로 야행’을 진행하고, 경주는 다음달 9일 ‘경주 천년야행’을 준비하고 있다.

충청에선 청주·공주·부여야행이 자리를 잡았고, 강원 강릉, 인천, 경기 수원 등도 야행으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서울엔 중구 정동야행과 성북동야행은 물론 창덕궁 달빛 기행, 경복궁 야행 등 궁궐 야행도 있다.

야행은 도시 재생으로 이어진다. 정동야행은 덕수궁과 서울 옛 도심 중구를 살렸고, ‘피란수도 부산야행’은 부산의 밤을 깨웠으며, 경주야행은 천 년 수도 경주의 밤을 열었다. 야행은 야경·야로(걷기)·야사(이야기)·야화(전시)·야설(공연)·야식(먹거리)·야숙(숙박)·야시(시장) 등 8가지 기행으로 도시의 밤을 깨우고 있다. 김주호 배재대 교수(관광이벤트콘텐츠과)는 “문화재·역사 유적은 대부분 옛 도심에 집중돼 있어 도시개발의 애물단지 정도로 여겨져 왔다. 요즘 야행이 자리잡고 관광객이 몰리면서 자연스레 도시 재생, 옛 도심 경제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수 청주야행 담당 팀장은 “폐쇄적, 보존 위주의 문화재 정책에서 벗어나 문화재에 조명을 입히고, 울타리를 열었더니 새로운 문화가 열렸다”고 밝혔다.

전국종합/박임근 김규원 김일우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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