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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거래절벽·집값 하락'예고···'급증' 공인중개사 설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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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년 고시' 공인중개사 시험 40대 이상 중년층 대거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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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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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단체 휴가중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1. 김윤보(30)씨는 지난해 말 2년여 다니던 중소기업을 나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매일 야근과 당직에 시달리면서 받는 월급이 세후 200만원도 되지 않으니 앞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울 것 같아서다. 지난 2~3년 부동산 활황세를 타고 공인중개사를 하는 지인이 매년 김씨 연봉의 두 배 넘게 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과감히 결단했다. "중개사는 일한만큼 돈 버는 직업"이라는 지인의 말에 그는 더욱 마음을 굳혔다.

#2. 조은희(31)씨는 최근 출산을 하면서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5년여 몸담은 직장이지만, 앞으로무사히 복직할 수 있을지 걱정인 것이 사실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자신도 없는 데다 둘째를 낳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기 때문이다. 조씨는 출산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중 공인중개사를 접하게 됐다. 학원 상담실장이 요즘에는 주부들도 많이 도전한다고 설득해 용기를 얻었다. 아이를 돌보는 틈틈이 동영상강의를 듣고 있다.

15일 한국산업인력공단 Q-net에 따르면, 제28회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가 이날부터 시작했다. 마감은 오는 28일이다. 필기시험은 오는 10월28일 치러지며, 합격자는 오는 11월29일 발표한다.

수험생은 최근 5년간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 2012년 10만4649명이 접수한 데 이어 지난 2015년 13만7875명, 지난해 16만3180명으로 지속해서 늘었다.
절대평가로 진행하는 시험 특성상 늘어난 응시자 수 만큼 합격자 수도 많아졌다. 지난 2012년 18.3%에 달했던 합격률은 지난해 26.6%로 높아졌다.

한 학원 업계관계자는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30~40대 응시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매년 공인중개사 시험 상담을 받으러 오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2030세대는 취업난, 4050세대는 경력단절, 그 이후는 은퇴 후 생계 걱정 등으로 안정적인 수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한 번 따 놓으면 언제든 개업을 할 수 있는 데다 나이 제한이 없는 중개사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거래를 성사시킨 만큼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런 인기는 부동산 활황기와 맞물렸다. 지난 2~3년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중개사들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분위기도 수험생을 늘리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장롱에서 중개사 자격증을 꺼낸 이들도 늘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중개협)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개업중개사는 전국 8만2031명이었지만 매년 증가해 지난해 말에는 9만6058건을 기록했다. 올해 6월말(10만255명)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5060세대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중개사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지난 5월 기준 중개협에 따르면 연령별 개업중개사 수는 50대가 전체의 39.66%로 여전히 가장 많지만 다른 연령대도 꽤 분포했다. 40대가 27.92%로 뒤를 이었다. 30대는 7.8%로 70대(4.70%)보다 많았다.

특히 대다수를 차지한 40~50대는 여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40대는 38%가 남성, 62%가 여성으로 전 연령층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50대도 여성이 전체의 52%(남성 48%)로 남성(48%)보다 많았다.

이처럼 연령과 성비 불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과연 앞으로도 중개사가 이전처럼 수입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꾸준히 개업중개사가 늘어나 일부 지역은 포화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업중개사는 지난 5년 부동산활황세가 돋보였던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중개협에 따르면 세종시 개업중개사 수는 지난 2013년말 526명에서 올 6월 945명으로 약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주도 764명에서 148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이미 중개사무소가 독보적으로 많은 서울을 제외하고, 동탄신도시와 광교신도시가 있는 경기남부에서 같은기간 27.55% 증가했다.
앞으로 중개사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시장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이번 대책의 집중 타격이 된 서울과 세종시는 일시적으로는 관망 수준을 넘어 거래절벽이나 동결까지 갈 수 있다"며 "올 하반기 시장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거래 절벽이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거래 건수와 가격에 비례해 수입을 얻는 중개사들이 이전 만큼 수입을 거두기 힘들어진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거래가 줄어들면, 특히 개업 중개사가 많은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전보다 공인중개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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