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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北, 우크라 미사일 공장서 암거래한 로켓 엔진으로 미사일 능력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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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정부 "북한에 로켓엔진·미사일 기술 건넨 일 없어"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의 시험 발사에 나서며 관련 기술의 빠른 성장을 보인 배경에 러시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우크라이나의 공장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매번 발사 실패를 거듭하던 북한이 암시장을 통해 강력한 로켓 엔진을 들여오면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데에는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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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8일 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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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이날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발간한 전문가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에 쓰인 정보들은 미 정보 당국이 첩보를 통해 입수한 기밀 자료였다. NYT는 백악관에 해당 첩보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백악관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IISS 측은 새 로켓 엔진들을 살펴보고 있는 김정은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엔진이 한때 구 소련의 미사일 군단에서 사용됐던 디자인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사진 속 엔진이 RD-250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IISS는 보고서에서 "이 엔진은 매우 강력해 미사일 1기에 10개의 핵탄두를 장착한 채 대륙을 건너 날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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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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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SS는 이 엔진들과 연관된 곳은 소수의 구 소련 시절 기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엔진을 넘겨받았을 수 있는 공장의 수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소속 조사관들과 전문가들은 해당 엔진과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에 위치한 미사일 공장 '유즈마슈'와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드니프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지역으로, 친러 성향의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2014년, 친러 성향의 대통령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러시아가 핵 전력 강화 프로그램을 취소함에 따라 유즈마슈 공장은 가동이 중단됐다고 IISS는 밝혔다.

미사일 전문가인 마이클 엘먼 IISS 선임연구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의 이 엔진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불법적으로 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 정부간 거래가 아닌, 암시장을 통한 거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엘먼은 "가장 큰 의문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얼마나 많은 엔진을 들여왔고, 우크라이나가 지금 북한을 돕고있는지 여부"라며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1년,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유즈마슈의 미사일 개발 관련 비밀을 유출하려고 시도했던 것이 유엔 조사관들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2명의 북한 국적자가 적발됐는데, 유엔은 보고서에서 "그들이 훔치려 했던 비밀은 고도로 발달된 미사일 체계와 액체연료 로켓 엔진, 우주선 및 미사일용 연료공급시스템 등과 관련된 정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판매한 일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방위위원회 서기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는 북한에 그 어떤 로켓 엔진이나 미사일 관련 기술도 공급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IISS가 북한과 우크라이나간 정상적 거래보다 "암시장(Black-market)"에서의 거래 가능성에 주목한 것과 관련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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