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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전화기 너머로 갑질…급기야 2회 경고 뒤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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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이른바 감정 노동자로 불리는 콜센터 직원들은 일부 고객의 욕설과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급기야 콜센터가 '먼저 전화를 끊을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차례 경고해도 폭언이 이어지면 상담사가 먼저 전화를 끊는 겁니다.
이혁준 기자가 콜센터를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한 전자상거래 회사의 고객센터. 전화기 너머로 욕설이 난무합니다.

▶ 욕설 고객 (음성변조)
- "내일 아침에 내가 찾아가게 하지 말고, 애들 풀어가지고. 아니 너는 본사 직원인데 너는 상사 이름도 모르냐. 씨XX아. (욕설하시면 상담 진행 어렵습니다. 고객님) 너 씨XX아. 가만 안 놔둬. XX를 다 찢어버릴 거야, 씨XX아, 너도."

▶ 욕설고객 (음성변조)
- "본사로 가라고 그러더라, 상담하는 X들이. 그래서 왔어, 씨X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상담사들이 받는 전화 10건 중 1건은 욕설, 성희롱, 인격모독과 같은 폭언 전화입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는 고객들의 갑질은 상담원들의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 인터뷰 : 이미향 / 상담원 5개월차
- "너무 죄송하고 다음 콜을 받기가 무서워요. 이런 분들을 한번 응대하고 나면 (전화) 받기도 무섭죠."

급기야 고객을 왕처럼 섬기던 유통업체에서도 '먼저 전화를 끊을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2회 경고 뒤에도 폭언이 이어지면 상담사가 전화를 끊는 겁니다.

"고객님, 2회 이상 욕설하시면 상담 진행 어렵습니다."

이후 한 회사의 막말 전화는 60% 넘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이우상 / 상담원 3년차
- "나 혼자 당하는 건 아닌가 자괴감도 많이 들었는데, 현재는 회사에서 저를 보호해주는 울타리 같은 느낌이 듭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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