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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미 국무·국방장관 “북한과 협상 의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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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고위급, 트럼프 발언 수습 나서

“북한이 협상의지 신호 보내야…핵·미사일시험 즉각 중지”

‘전략적 인내’ 대신 ‘전략적 책임’…“중·러, 생명선 끊어야”

NSC 보좌관 맥매스터 등 고위 관료들 전쟁 임박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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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경고로 고조된 한반도 긴장이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에서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공동 명의로 북한과 협상할 의사가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는 언론 기고문을 실었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도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

틸러슨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13일(현지시각) ‘평양에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제목의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며 “다만 북한은 선의를 갖고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장관은 구체적인 신호의 사례로 “도발적인 위협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및 다른 무기 시험의 즉각적인 중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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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두 장관은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나 한국의 통일 가속화엔 관심이 없다”,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미군을 보낼 핑계를 찾지도 않고 있다”는 불가침 약속도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런 방침을 몇차례 밝히긴 했지만, 군사적 동원 수단을 지니고 있는 매티스 장관까지 이런 입장을 지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두 장관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대북 외교·경제적 압박을 가속화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들은 이런 접근법을 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 기조 대신 ‘전략적 책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특히 “북한 정권에 생명선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약속을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강화를 계속 압박할 것임을 시사했다.

두 장관은 “외교는 북한의 행동 경로를 바꾸기 위해 우리가 선호하는 수단”이라며 “군사적 선택지들이 이(외교적 협상력)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군사적 선택지의 예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한-미 연합훈련, 북한의 공격 시 격퇴 등을 꼽았다.

다른 고위 관료들도 이날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 발언에 따른 파문을 수습하고 나섰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에이비시>(ABC) 방송에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일부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의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하지도 않을 것이며, 확대할 계획도 없다고 미 국방부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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