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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위안부 기림일 5주년…"타협 아닌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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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500개의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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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


서울 청계광장 마련된 기념 행사장에 시민 발길 이어져

1991년 고 김학순 최초 위안부 증언 기리는 의미로 제정
시민들 "늘 기억하고 있다" "끝까지 지켜드리겠다" 다짐

【서울=뉴시스】심동준 안채원 기자 = 제5회 '세계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시민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타협 아닌 해결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대체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겠다"라고 다짐하면서 "문제를 더욱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을 지나던 행인들은 위안부 기림일 기념 행사 시설물들을 보고 발길을 멈춰 섰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사진 전시물을 측은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았다.

결연한 모습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2015 한일 합의'에 반대하는 연서명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

관악구에 사는 우재칠(81)씨는 "가는 길에 소녀상이 눈에 띄어 들렀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나보다 7살 정도 많아 누나 같다는 마음이 들어 기억에 남기고자 사진을 찍었다"며 "위안부 문제도 내가 국민학교 3학년 때 일어났던 일인지라 아무래도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에 사는 오춘식(57)씨는 "오늘 기림일 행사가 있는 것을 알아 일부러 아침부터 찾아왔다. 휴가 기간 첫 나들이를 이곳으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항상 위안부 할머니들을 가슴 아프게 생각은 하는데 평소에는 신경을 잘 쓰지 못하고 살았다. 이런 날 행사라도 참여하면서 우리가 늘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계 위안부 기림일은 지난 1991년 8월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증언 당시 당시 일본 정부는 '위안부는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상황이었다. 김 할머니의 폭로는 세계 각국에 퍼져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입을 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2012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14일을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키로 했다. 이후 2013년 8월14일 1회 기림일을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민들은 '해방의 벽'이라고 이름 붙은 게시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이들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메모를 적었다.

게시판에는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이 문제가 정상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님들 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드리겠습니다" 등의 메모가 가득했다.

11세 딸과 함께 해방의 벽에 메모를 붙이던 장현주(40 ·여)씨는 "현장에서 직접 메시지를 적어보니 더욱 와닿는 것 같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행사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인천에서 온 대학생 이다빈(16)양은 해방의 벽 앞에서 고민하다가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메모를 적어 붙였다.

남북 위안부 피해자 500명을 기리는 의미로 마련된 소형 소녀상도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민들은 소녀상에 하나하나 적혀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름을 보면서 이들이 겪었을 참담함을 애통해 했다.

대학생 김혜윤(25·여)씨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었으면서도 5주년이나 된 기림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름이 있는 소녀상이 의미 있어 보인다. 젊은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에 좀 더 관심 갖고 참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동일(22)씨는 "지금은 일본과 화해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진정으로 피해자들을 위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에서 왔다는 정영욱(44)씨는 "실제로 소녀상을 보고 할머니들 사진을 보니 위안부 문제가 더욱 와닿는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파기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더욱 뚜렷해진다"며 "피해에 상응하는 진정성 있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30분 청계광장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주도로 2015 한일 합의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후 6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주최하는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가 열린다.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문화제에서는 기림일의 의미를 알리는 행사와 새로 음반을 발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s.won@newsis.com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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