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
보디츠코는 한국에서도 프로젝션 작업을 했다. 그 작품 ‘나의 소원’이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전시 중이다. 전시실에 백범기념관 김구 동상의 복제상이 설치돼 있다. 그 위에 탈북 예술가, 해고노동자, 귀화한 배우,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 태극기집회 참여자, 성소수자 등등의 이미지가 차례로 영사된다. 그들은 각자의 사연과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나의 소원’을 이야기한다. 물론 ‘나의 소원’은 백범의 1947년 글 제목이기도 하다.
보디츠코의 ‘나의 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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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아쉬운 건 이 작품이 미술관 안에 있다는 것이다. 보디츠코는 원래 길거리 동상에 작업을 해 왔다. 그럼으로써 미술에 담 쌓은 사람도, 또 소수자의 목소리에 관심 없거나 심지어 싫어하던 사람도 발걸음 멈추고 그들을 바라보고 그 목소리를 듣게 했다. 하지만 이런 의문도 든다. 우리는 그럴 준비가 돼 있는가? 우리는 국교가 없는 대신 민족주의가 국교처럼 자리 잡았고, 위인 동상은 마치 민족주의 성상(聖像)처럼 되었다. 그런 성상에 정치적·인종적·성적 소수자가 빙의(憑依)해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걸 톨레랑스를 갖고 들을 수 있는가?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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