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 문건 공개
“군부 명령받아 위안소 작부 모집”
1938년 부녀자 유괴범들 신문 내용
와카야마현 경찰부장, 내무성 보고
“조선국에도 다녔다” 문서도 발견
위안부 모집 행위를 ‘유괴’로 조사했다는 일본 경찰 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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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길(72·부산외대 명예교수) 한일문화연구소 소장은 히로히토(裕仁) 일왕 시기인 쇼와(昭和) 13년(일본력·1938년) 2월 7일 와카야마(和歌山)현 경찰부장이 내무성 경보(警保)국장에게 보낸 ‘시국 이용 부녀 유괴 피의사건에 관한 건’이란 제목의 문서를 13일 공개했다.
위안부 모집 행위를 ‘유괴’로 조사했다는 일본 경찰 문서(위)를 공개한 김문길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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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보계 순사가 조사해 보니 접대부를 상하이에 보낼 때 모집방법은 무지한 부녀자에게 임금도 좋고(많이 주고), 군인들을 위문하는 것이고, 의식주는 군이 지불한다고 유괴(誘拐)하는 방법으로 모집했다”고 기록돼 있다. 문서에는 거동 수상자 3명의 이름과 신분도 적어 놓았다.
김 소장은 “일본에서도 위안부를 모집할 때 유괴해 연행한 사건이 터져 와카야마현 경찰이 거동 이상 남자들이 여성을 유괴하고 있다고 각 현(縣) 경찰서에 통보한 문서”라고 설명했다.
이 내용은 97년 3월 24일 일본 정부가 발간한 문서집인 ‘종군 위안부 관계 사료 집성’ 제1권 27쪽 등에 있다. 김 소장은 이 문서를 지난 4월 일본의 모 국립대학 도서관에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복사해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소장은 부산외대에서 30여 년간 한·일 관계사를 가르치다 퇴직한 뒤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김 소장은 38년 1월 20일 나가사키 경찰서 외사경찰과장이 와카야마현 형사과장 앞으로 보낸 문서도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작부 모집을 하기 위해 본국(일본)과 같이 조선국에도 다니고 있다. 금후 같은 요령으로 다니고 있을 것이다. 영사관에서 발급한 증명서를 휴대하도록 하니 승선에 편리를 봐주도록 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본건(시국 이용 부녀 유괴 피의사건에 관한 건)은 지난해 12월 21일자로 상하이에 있는 일본영사관 경찰서장으로부터 나가사키 수상(해양)경찰서장 앞으로 통보가 있었다”고 적어 놨다.
김 소장은 “일본이 자국은 물론 조선에서 위안부를 동원하려고 ‘유괴’라는 방법을 사용했고 군부와 상하이 영사관이 개입한 사실을 알기 전에는 일본 경찰도 위안부 모집 과정을 ‘범죄’로 판단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문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고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안부 기림일은 91년 8월 14일 김학순(1924~97) 할머니가 생전에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해 2012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연대회의가 정한 날이다.
부산=글·사진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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