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역풍에 점유율 20%선 탈환
한국차 주춤 틈타 미·중서도 약진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차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2.5%였다. 점유율 20%를 넘어선 것은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에서도 돋보였다. 1위와 2위는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5471대)와 BMW(3188대)의 몫이었지만, 렉서스(1091대)·도요타(1047대)·혼다(1001대)가 각각 3위·5위·6위를 기록했고 닛산(593대)도 10위 안에 자리 잡았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벤츠의 E클래스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했다.
반면 독일차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점유율은 디젤게이트 발생 전인 2015년 9월 74.6%에서 50.2%까지 내려갔다. 독일차의 주무기였던 디젤차는 디젤게이트로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반면 디젤차가 전성기를 누리는 동안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했던 일본차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독일차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11.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디젤 점유율은 가솔린에 역전당해 43.9%까지 내려왔다.
중국과 미국에선 한국차의 빈자리를 일본차가 꿰차고 있다. 사드보복이 시작된 올 상반기 한국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 포인트 하락했고, 반대로 일본차는 2.3% 늘었다. 주요 판매국 중 독일차와 미국차는 0.7%, 0.2% 판매량이 상승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한국차와 일본차만 눈에 띄게 하락·상승 폭이 큰 편이다. 중국에서 한국차 대신 일본차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시장이 정체된 미국에서도 일본차는 나홀로 선전했다. 상반기 미국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 감소했고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7.4%, 9.9%나 줄었다. 반면 닛산은 2.8%, 스바루는 9.1% 판매가 증가했고 혼다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가장 부진했던 도요타도 3.6% 판매 감소로 현대·기아차에 비해선 양호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디젤게이트로 독일차가 신뢰를 잃은 것에 따른 반사이익을 일본차가 가져가고 있다. 당분간 일본차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