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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사설] 이건희 IOC위원 사퇴로 생긴 스포츠외교 공백 빨리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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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우리나라 스포츠외교에 비상등이 켜졌다. IOC는 지난 주말 "이 회장의 가족으로부터 IOC 위원 재선임 대상으로 고려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정상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IOC 위원직 사퇴는 한국 스포츠계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은 1996년 IOC 위원에 선출된 이후 20년 넘게 한국 스포츠 위상을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한국이 3번 도전 끝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이 회장은 6개월 넘게 세계 곳곳을 돌며 각국 IOC 위원들은 물론 스포츠계의 영향력 있는 거물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다.

이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IOC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사람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 위원 한 명뿐이다. 하지만 유 위원 혼자서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OC 안에서 비중 있는 인사들과 접촉해야 하는데 젊은 선수위원 한 사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인접한 중국과 일본만 하더라도 스포츠계 거물급이 IOC 위원으로 포진해 있다. 중국은 위자이칭 국제우슈연맹 회장이 IOC 부위원장을 맡고 있고, 일본을 대표하는 IOC 위원인 다케다 쓰네카즈 일본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국제 스포츠 무대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체육계에서는 이 회장 사퇴로 한국 스포츠외교가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2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나라 스포츠 위상을 지키려면 이 회장의 빈자리를 하루빨리 메워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접견했을 때 한국 위원을 3명으로 늘릴 방법을 문의했다. 그만큼 IOC 위원은 스포츠외교에서 중요한 자리다.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우리나라 주변에서 굵직한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IOC 위원 발굴은 시급한 문제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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