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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옥빛 절경 잃고 관광업 ‘흔들’…중국 주자이거우 ‘강진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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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00만명 찾는 세계문화유산…지진 후 취소 잇따라

토사 쌓여 손상 심각…“복구 얼마나 걸릴지 가늠 못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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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매일 적게는 3만명, 많게는 4만명까지 몰리던 중국의 대표적 관광지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는 지난 8일 발생한 규모 7.0의 강진 영향으로 폐쇄됐다.

주자이거우 관리국은 지진이 발생한 지 2시간여 만에 발표한 공지를 통해 “안전을 위해 9일부터 입장을 금지하며 9일 이후 날짜로 예매한 관광객들에게 환불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부터 입장을 재개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쓰촨(四川)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북쪽으로 약 400㎞ 떨어져 있는 주자이거우는 해발 2000∼3400m 고지대에 위치한다. 오색 빛깔이 찬란한 호수와 만년설이 쌓인 산 등 원시적 자연이 잘 보존돼 관광객이 끊이지 않았다. 주자이거우국립공원은 9일 홈페이지에 “지진으로 인한 관광지역 피해가 심각하다”며 공원 내 주요 명소의 상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산사태로 인한 낙석과 제방의 붕괴로 호수 곳곳에 토사가 쌓이면서 옥빛 물이 흙탕물로 변하거나 수위가 내려갔다. 경내 도로 곳곳도 막혔다. 그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훠화하이(火花海)는 답사 결과 길이 50m, 깊이 12m, 폭 20m 정도 제방이 터졌다. 실제 현지 언론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훠화하이는 쌓인 토사로 종전의 절경을 잃었다.

쓰촨성 현지의 관광 관계자는 “진입로는 우회도로를 만들면 수주 내에 복구가 가능하겠지만 주자이거우 안쪽까지 손상된 것으로 보여 완전히 복구하는 데는 몇 달이 걸릴지 가늠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주자이거우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자연 보호를 위해 인근 개발이 제한된다. 인위적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자이거우 인근 관광업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관광당국인 국가여유국 통계에 따르면 주자이거우는 매년 400만명이 몰려들었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여름인 7월과 8월, 10월1일 전후로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국경절 연휴가 최대 성수기다.

이번 강진으로 호텔, 여행사, 식당, 공연 관계자 등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수개월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각 호텔에 문의한 결과 주자이거우 인근에 있는 쉐라톤, 인터컨티넨털 등 호텔은 영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진 발생 이후에는 체크아웃하는 손님만 있고 체크인하는 손님은 없다. 해당 호텔 홈페이지에도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냐” “예약을 취소하고 싶다”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인 시에청(携程·Crtip)은 8일 이후부터 15일까지 주자이거우 예약에 대해 수수료 없이 환불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8일 오후 11시에 우시(無錫)를 출발해 주자이거우로 향할 예정이던 쓰촨항공 비행기는 예약자 115명 중 114명이 취소했다. 유일하게 탑승한 중년 여성은 주자이거우에 있는 호텔 관계자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현장에 급히 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지진으로 인한 주자이거우 관광 손해는 불가피하고 이는 쓰촨성 전체 관광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청두 | 박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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