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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박진호의시사전망대] 노종면 "언론자유 시대? 기자들의 의무는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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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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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8월 8일(화)
■ 대담 : 노종면 Y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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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 반대했다가 해직, 이념 문제가 아니라 상식 따른 것
-9년 만에 복직, 망가진 YTN 보도를 정상으로 돌려놓으란 요구로 이해
-이동관 전 수석 해직 사유로 해직? 권력에 기대 진실을 가린다는 생각
-野 이효성 방통위원장 임명에 반발? 치부 가리기 위해 과장된 연극 하는 것
-文 정부 최소한의 핑계가 사라진 시대, 기자들에겐 두려운 시대 열려
-정치입문? 제안 있었지만 거절했다
-복직되면 천안함 사건에 매달려보고 싶어

▷ 박진호/사회자:

오늘까지 3,229일인데요. 햇수로 치면 9년이 조금 안 되나요? 이 긴 시간을 보내고 직장으로 복직하게 된 분이 있습니다. 지난 9년은 당사자인 이 분들에게는 긴 싸움의 시간이었고요. 또 한국의 동료 기자들에게는 마음의 돌덩이를 안고 사는 것 같은 미안하고 안타까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시사 전망대는 해직 기자에서 기자로 다시 돌아오게 된 YTN의 노종면 기자를 만나보겠습니다. 노종면 기자 안녕하세요.

▶ 노종면 YTN 기자: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랜만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한 20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종로경찰서 출입 기자로 있을 때 함께 아침밥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기억나십니까?

▶ 노종면 YTN 기자:

어렴풋이요. 박 기자하고는 출입처에서 만났던 몇 안 되는 기자여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노사 간에 복직 합의가 나온 것이고, 아직 출근은 안 한 것이죠?

▶ 노종면 YTN 기자:

예. 지금은 잠정 합의 상태고요. 아마 8월 중으로는 출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제가 사실 현장에서 선배로 만났던 노종면 기자는 이념적 지향성이랄까. 이런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그냥 좀 성실하고 따뜻한 기자라는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친 시대의 굴곡에 휘말린 것을 어떻게 봐야 될지. 돌아보면 많은 생각이 드실 텐데요.

▶ 노종면 YTN 기자:

글쎄요.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는 일, 언론사에서 이런 일은 이념 문제가 아니라 그냥 상식을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다만 말씀해주신 대로 제가 좀 성실하게 했는지는 모르겠네요. 스스로는 왜 이런 처지가 됐나. 이런 생각은 의도적으로 안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그 때만 해도 이렇게 해직 기간이 길어지리라고는 저도 그렇고, 동료 기자들도 그렇고 예상 못했던 것 같은데요.

▶ 노종면 YTN 기자:

예. 못했습니다. 이 정도 시간 버텨야 된다고 생각했으면 못하지 않았을까.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이번의 복직 합의는 단순히 YTN 기자 세 사람의 복귀라는 것 이상의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요. 본인은 어떻게 보십니까?

▶ 노종면 YTN 기자:

망가진 YTN 보도를 정상으로 돌려놓으라. 이런 요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시는군요. 사실 당시를 되돌아보시는 게 힘겨운 일이기도 하겠지만. 저희가 올해 1월인가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이동관 전 수석을 인터뷰한 일이 있었는데. 이 당시에 해직 기자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서 이 전 수석이 해직된 분들이 해직된 사유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해직되지 않았을까. 각 언론사의 문제를 자기가 어떻게 책임을 지겠느냐 하는 말씀을 해서 적지 않게 언론계에서는 논란이 됐었습니다. 이 당시에 이 발언을 아마 아셨고 반응도 하셨던 것으로 아는데요.

▶ 노종면 YTN 기자:

예. 저 뿐만 아니라 작게는 저희 YTN 동료들, 넓게는 언론계 선후배 동료들께서 그 발언에 대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요. 문제는 또 새로운 권력에 기대서 진실을 가리고 무언가 권력의 끈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어찌 보면 안타깝고.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거죠.

▷ 박진호/사회자:

네. 그러면 당시에 해직이 기자들이 정말 예상 못하게 당하고, 기간이 길어지고 이런 것이. 단순히 언론사라는 조직 단체의 문제라고 보시는 것은 아닐 텐데요. 어떻습니까?

▶ 노종면 YTN 기자:

그런 문제였으면 이렇게 오래 오지 않았을 것이고요. 그리고 또 다른 면에서는 이렇게 한 조직, 또는 언론계 전반에서 똘똘 뭉쳐서 복직을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그래왔는데도 복직이 이뤄지지 않았잖아요. 그건 정권에서 강력하게 방어벽을 치고 막아냈기 때문이라고 저는 보고요.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내내 YTN이라는 언론사 내부에서 복직을 추진하는 일은 거의 금기시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구구절절 설명을 해야 되는 일인, 그런 차원을 넘어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노종면 기자도 가장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생계가 고민이었을 것 같고. 그런데 그 동안 대안언론에서도 일을 하셨는데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었습니까?

▶ 노종면 YTN 기자:

저희가 해고자, 해직자로 불리기는 하지만 다른 해고 노동자들에 비해서는 상황이 매우 괜찮았어요. 노조에서 상당 기간 급여를 보전해줬고, 또 시민들로부터도 후원금을 받았고요. 대신 이런 생계 걱정보다는 오히려 언론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했거든요. 제게도 그렇고 다른 해직 기자들에게도. 그런 점에서 시민 미디어 활동, 대안 언론 활동은 그 자체로 도움이 됐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가족들이 되게 힘들어하셨을 것 같고. 또 아빠를 상당히 걱정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어땠습니까?

▶ 노종면 YTN 기자:

글쎄요.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제가 가족들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고요. 제 입장에서 미안하고 한 편으로 고마운 일이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새 정부 들어서는 언론학자인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이 됐고. 새 정부는 언론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해 왔지만 지금까지의 접근을 보면 굉장히 신중한 모습으로 보이고요. 야권은 언론 장악을 막는다는 프레임으로 반발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노 기자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습니까?

▶ 노종면 YTN 기자:

야권이 반발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이렇게 봅니다. 자신들의 언론 장악 치부를 가리기 위해서 과장된 연극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하고요. 그래서 야권의 반발을 언론 개혁의 하나의 변수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 정도의 가치가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 노종면 YTN 기자:

예. 그리고 언론 개혁은 말씀하신 대로 시급한 사안이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일이죠.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뭐라고 할까요. 드라이브라고 할까요. 드라이브를 걸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세월호 참사 당시가 그랬고요. 국정농단 때도 그랬고 한국 언론이 미디어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었고요. 지금의 언론 자유가 사실 정권 교체가 불러온 훈풍일 뿐이지 언론 스스로 저널리즘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십니까?

▶ 노종면 YTN 기자:

그동안 기자 사회에 이런 핑계라고 할까요. 언론이 장악됐으니 조금만 이해해 주십시오.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는데 이런 최소한의 핑계거리가 사라진 시대가 아닌가. 그래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시청자, 독자 앞에서 언론인들이 정말 두려운 시대를 맞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언론 자유가 소중한 가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고요. 다만 언론인들 입장에서 볼 때 이 가치는 언론인들이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니라 스스로 지켜내야 할 의무에 해당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이 질문이 좀 그럴 것 같기도 한데. 해직 기자들의 복직 투쟁 과정이 길어졌고 이것이 사실 어쩔 수 없이 정치적 프레임과도 맞물리면서 노종면 기자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로 입문하는 게 아닌가 하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벌어진 상황을 보면 복직이 힘들 것이다, 요원하다는 관측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왔던 것 같은데. 실제 그런 생각은 없었습니까?

▶ 노종면 YTN 기자:

정치 입문을 제 스스로 생각해본 적은 없고요. 다만 2012년 대선이 끝난 다음에 이대로 계속 버텨야 하나. 이런 고민을 잠깐 한 적은 사실 있어요. 그런데 그 때 제 나름의 결론은 2017년 대선까지는 보자. 이런 판단을 했고요. 글쎄요. 정치 입문에 대해서 크게 그 이상으로 고민한 적은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실제로 제가 추측하기로는 야권에서는 충분히 정치적 상징성이 있었기 때문에 제안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한데요.

▶ 노종면 YTN 기자:

제안은 있었습니다. 2009년도 제가 구속됐을 그 시점에 재보선이 있었는데요. 그 때 제안이 있었던 것은 알려진 내용이고. 그 이후로도 두 번의 총선 과정에서 이런 저런 제안을 받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거절했을 뿐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복직이라는 게 사실 다시 언론사의 조직인이 되는 거잖아요. 언론 개혁 운동 하실 때와는 확실히 다르실 것이고. 지금 9년 동안 떠나계셨기 때문에. 한 명의 기자로서 취재와 보도 업무에 집중하시는 게 좀 쉽지는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지금 기자로서 복직하시면 기자 업무에 집중하시겠다. 이런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 노종면 YTN 기자:

복직 후의 일에 대해서 제 개인의 뜻이 물론 있겠지만. 제 개인 의사, 또 동료들의 요구가 있을 것이고. 또 회사에서 요구하는 일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서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다만 그게 무슨 일이든 간에 YTN 보도의 경쟁력, 매체력을 확장시키는 방향이라면 제 의사보다는 동료들의 요구와 회사의 요구에 맞춰서 일하는 것이 맞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복직해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복직을 해서 판단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 노종면 YTN 기자:

예. 아마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원한다고 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 박진호/사회자:

기자로서 만약에 한 사람의 기자로서 활동하게 된다면 정말 하고 싶은 분야, 써보고 싶은 기사는 어떤 겁니까?

▶ 노종면 YTN 기자:

사실 제가 이 질문을 하실 것이라고 미리 귀띔을 작가님께서 해주셔서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잘 안 떠올라요. 특정한 대상, 사건은. 그런데 해직 기간 동안 제가 직접 취재하면서 오랫동안 매달렸던 사안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천안함 사건이었거든요. 지금 시점에서 아마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 노종면 YTN 기자:

예. 그 당시에 상당히 많은 의미 있는 규명들이 이뤄졌거든요. 제가 그 부분에 나름대로 동참을 했었고, 참여했었고. 안타깝게도 천안함 사건 일어난 그 해 말에, 11월에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정치적인 사건으로 묻혀버린 거죠. 진상 규명이. 그런 점이 좀 안타깝고요. 기회가 되면 조금 더 매달려보고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고통스러운 인고 세월을 잘 참고 견뎌주신 노종면 기자님께 위로와 축하를 드립니다’ 하는 청취자 5949님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오늘 아침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 노종면 YTN 기자:

예.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기자로 복직하게 되는 YTN 노종면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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