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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경제계 "정황증거 뿐인데… 이재용 중형 구형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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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외신인도·브랜드가치에 악영향 우려, '반기업 정서' 확산 차단해야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5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8.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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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명훈 기자 = “정황 증거 만으로 이럴 수가 있나. 수십년간 공들여 온 브랜드 가치와 대외 신인도에 큰 상처를 남겼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데 대한 경제계의 반응이다. 물론 삼성 내부의 분위기는 더욱 침통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7일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박 특별검사는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66·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63·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4)에겐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황성수 전 전무(55)도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경제계는 물론 삼성 내부에서도 이번 특검의 구형으로 ‘삼성’ 브랜드 가치와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와 대외신인도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다는 점에서 유무형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 구형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가 바로 삼성”이라며 “아직 재판 결과나 나온 것은 아니지만 특검이 높은 형량을 구형했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브랜드 가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 382억달러(약 43조552억원)로 집계됐다. 순위로는 10위를 차지하며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 조사에서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518억달러로 7위를 차지했다.

삼성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뇌물죄를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처럼 형량을 높게 구형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대외신인도가 타격을 입어 사업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주요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잇따라 상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 3일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다. 앞서 S&P도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앞으로 2~3년 동안 삼성전자가 우수한 브랜드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모바일, 가전 등 사업부문에서 우수한 시장지위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계에서는 반기업 정서가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제기된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 회장과 제약업체 회장의 ‘갑질’ 논란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법처벌 수위가 낮아 특혜나 봐주기 논란이 제기됐었다”며 “하지만 참여정부 이후 총수라고 해서 특혜를 받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수에 대한 특혜는 사회 분위기상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며 “반대로 법이 아닌 여론몰이식이나 마녀사냥식으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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