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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배춧값 한달 새 123% 치솟아…올해도 '김치 대란' 재연 조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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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가격 한달새 122.9% 급등
대구·울산 등 남부 재래시장선 포기당 8000원
도매가격 한달전부터 오름세…추가인상 가능성
작년에 이어 배추김치 품절사태 우려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배춧값이 다시 급등세다. 이른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채솟값이 폭등한 가운데 배춧값마저 크게 뛰면서 김치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전국 평균 배추 소매가격(한포기)은 5401원으로 한달새 122.9%나 치솟았다. 1년전과 비교하면 42.5%, 평년대비 78.5% 오른 수준이다. 부산과 대구, 울산 등 폭염이 맹위를 떨친 남부지방의 재래시장에선 포기당 최고 8000원까지 뛰었다. 배추농가와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대형마트의 경우 포기당 2670~44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지역 슈퍼와 재래시장에서는 대부분 5000원을 훌쩍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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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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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춧값 오름세는 7월 초부터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7월 평균 배추 도매값은 지난해보다 높은 10kg(상품)에 8490원이었다. 7월 초순 4040원이었던 것이 하순에는 1만2600원까지 상승했다. 특히 고랭지 배추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생육기에 가뭄에 이은 폭염과 폭우로 작황이 급감했다.

문제는 배추가격이 더 오를 경우 김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추 도매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 현재 비교적 저렴한 대형마트도 가격 인상에 가세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배추 도매값은 지난 4일 기준 포기당 3594원으로 전월대비 153.0% 상승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지속된 폭염과 가뭄으로 배추가격은 8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추석연휴를 앞둔 9월에는 포기당 1만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홈쇼핑에선 김치가 완판행렬을 이어갔고, 대형마트에서 포장김치가 품절사태를 빚었다. 배추값이 비싸 직접 담가먹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로 몰린 탓이다.

다행히 지난해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배추가 출하되면서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올해 추석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주부 김미선씨(51,여, 인천 구월동)는 "작년 여름에도 폭염으로 배추값이 크게 올랐는데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고 한숨지었다.

주부들의 근심은 배춧값 뿐만 아니다. 오락가락 날씨로 다른 채소 가격도 크게 올라 장바구니 물가가 뛰었다. aT 기준 시금치(1㎏,1만2766원) 가격은 한달새 186.1%, 전년보다 73.1% 올랐다. 같은기간 상춧값(100g, 1711원)은 157.3%, 얼갈이배추(1㎏, 3769원)는 111.7% 급등했다. 특히 여름 대표 김치 재료인 얼갈이 배추는 1년전과 비교해도 77.3% 높은 수준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이날 발표한 '7월 생필품 가격동향'을 봐도 전월대비 가격이 가장 오른 10개 품목 중 5개가 신선식품이었다. 오이(54.0%)와 시금치(46.2%), 배추(43.6%) ,호박(34.0%), 무(5.7%) 등 밥상에 자주 오른 제철채소다.

다만 갈치(-23.3%)와 감자(-13.6%), 양파(-9.7%), 당근(-5.1%), 마늘(-4.0%) 등은 전월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단무지(-5.8%)와 캔커피(-4.6%) 등 가공식품과 치약(-6.9%), 구강청정제(-6.4%), 갑티슈(-4.8%) 등도 가격이 내려갔다. 올해 초부터 가격 상승폭이 컸던 계란과 오징어는 한달간 가격변동이 크게 없었다. 다만 1년전과 비교할때 계란값은 42.5% 높은 수준이고, 오징어 가격은 35.5% 올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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