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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서울교대생들 "내년 임용 105명 선발, 교대생 실업자 되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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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항의하는 교대생들 만난 조희연 교육감


조희연 "학생들 질책 따갑게 받아들이겠다"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서울교대 학생들은 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내년도 서울 지역 초등교사 임용 인원이 전년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데 대해 "500명과 1000명을 왔다 갔다 하는 '널뛰기 행정'을 한 다음에 105명을 뽑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교대 학과별 4학년 대표들로 구성된 졸업준비위원회(졸준위)와 학생회 역할을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 서울교대 학생 대표 7명은 이날 오전 조 교육감과 면담을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2018학년도 공립학교 초등학교 임용시험 선발예정 인원을 지난해 846명(장애인 구분모집 포함)의 12.4% 수준인 105명으로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2014학년도 990명, 2015학년도 600명, 2016학년도 960명, 2017학년도 846명 등을 최초 시행계획 공고 때 사전 예고해 왔다. 올해 사전 예고된 105명을 포함하면 최근 5년간 평균 매년 700.2명 수준이다.

서울교대 학생들은 매년 700명 수준에서 조정돼야 할 초등교사 수급 조절에 교육청이 실패한 책임을 왜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박한솔 서울교대 졸준위 위원은 "400명 정도의 서울교대 졸업생에 비해 서울 교원 모집인원은 최근 평균 800명이었다"며 "재작년 합격자 900명 중 3분의 1 정도가 미발령자로 남아 적을 것 같았던 지난해 750명을 선발해 비상식적인 결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에 걸친 비상식적 선발의 결과는 결국 올해 105명이라는 더욱 더 비상식적인 결과로 돌아왔다"며 "105명 TO 원인이 1000여명에 달하는 적체 인원인데 이는 온전히 예측에 실패한 교육청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특정 과목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사범대생들과 달리 교대는 전 과목과 인성교육 등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박 위원은 "사범대생들은 한 과목의 전문성을 가지고 중·고등 사교육시장 진출이 가능하지만 학교 교육과정 상 교대 졸업생은 초등교사 외에 타 직종 진출 앞길이 막혀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105명이라는 처참한 TO는 저희에게 실업자가 되라는 말과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 교육감을 향해선 "서울교대 학생들은 시교육청의 혁신 미래 교육 연수를 매번 듣고 수업실습에서 이를 적용한 수업을 구현해 시교육청과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교원으로 자라났다"며 "어느 누구보다 서울 교육에 수월성을 가진 저희들을 다른 지역에 버리는 것은 시교육청의 손해이자 일각에선 교육감의 무능이라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질책에 조 교육감은 "교원 수급 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권한은 교육부에 있지만 교육청 또한 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고 학생들의 질책에 대해 따갑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답했다.

다만 선발예정 인원 감축과 관련해선 교육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게 조 교육감의 생각이다.

조 교육감은"신규교사 선발인원은 서울 전체 초등교원 정원 규모 내에서 결정하는데 최근 몇 년 간 교육부 협의과정 속에서 정원 축소에도 불구하고 선발인원 늘려왔다"며 "이 상황이 누적되다 보니 신규임용 대기자 수가 1000명에 육박해 임용 적체를 해소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직면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교사 선발인원 축소가 서울시교육청 문제만이 아니고 모든 시도교육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교육부와 긴밀한 협의에 들어가야 하고 교육부로부터 초등교사 증원에 대한 일정한 동의를 받아내야 하는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학생 수 급감으로 정원 축소라는 큰 흐름이 있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의 교육 질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과제가 있고 문재인 정부가 초등학교 '1교실 2교사' 제도를 공약한 바 있다"며 "이를 위해 1만5000명 정도 증원해야 하는데 일정은 나와있지 않지만 그것까지 포함해 해결방안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교육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조 교육감은 "기간제 교사 처우 개선 문제와 초등 신규교사 선발인원은 전혀 무관한 차원의 문제"라며 "큰 방향은 대학도 그렇고 초중등 교사와 교수 수를 늘려 OECD 수준의 교육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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