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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Oh!쎈 초점] '뉴스룸' 송중기, 솔직했지만 명쾌하지 않았던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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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보라 기자]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배우 송중기에게 남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제(27일) 오후 방송 이후 이튿날인 28일 오후까지도 대중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스룸 송중기’라는 검색어까지 생긴 걸보면 많은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봤다는 의미다.

송중기는 이날 주연을 맡은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의 독과점 논란부터 일부 관객들의 별점 테러, 영화 속 장면의 의미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인터뷰를 17분 동안 진행했는데, 영화의 스토리나 결혼을 앞둔 심경 이외에 다른 질문에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또 말없이 침묵하거나 말을 돌린 것은 분명 아닌데, 들어도 시원하진 않았다. 추가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 두루뭉술하게 대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말하는 태도는 진실됐고, 겸손했지만 생방송인 데다 뉴스라는 경직된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질문에 알맞은 답변은 아닌 듯 보였다.

송중기는 “철부지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인 것 같다. 큰일을 2개나 앞두고 있어서 최고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며 “하나는 (‘군함도’가)개봉을 했고, 하나는 (송혜교와)결혼을 한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3대 멀티플렉스에서 ‘군함도’의 스크린수가 압도적으로 많아(27일 기준 2047개) 독과점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 들이냐고 손석희 앵커가 묻자 “많은 피드백을 받은 질문이다.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지만 제가 배급 전문가가 아니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관객들이 평가해주실 것 같다”고 답했다.

일명 ‘평점 테러’에 대해서는 “연연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본인의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도 이해하는 게 대중문화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캐릭터는 허구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본의 주장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송중기는 “첫 날 97만이 들었는데 이는 엄청난 숫자다. 이틀째 아침에 100만이 넘었는데, 많은 분들이 독과점 논란을 제기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제가 (영화에)참여한 사람이지만 독과점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부연했다. 물론 이는 감독마저도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긴 하다. 극장 관계자가 아니고서야 감독이든, 배우든, 제작사 대표이든 ‘군함도’의 스크린 배정에 관여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

반면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일본군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해선 비교적 명쾌한 생각을 내놓았다. “보시는 분들이 판단이 달라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일단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관객의 입장에서 화가 난 부분이 많다. 실제 강제 징용을 당하신 어르신들이 인터뷰한 모습을 봤는데 아직까지 화가 완전히 풀리시진 않은 것 같다”면서 “저희 영화가 오락성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는 생각이고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라 좋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진실된 이야기는 강제 징용됐던 사람들의 차가워진 속을 덥히고 채워주며 살아갈 힘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순히 반일 감정을 유도하려는 작품이 아닌 “감독님이 전쟁이 사람을 참혹하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중 박무영(송중기 분)이 조선인 400여 명과 함께 하시마 섬을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울 때 전기등 대신 촛불을 켜는 장면이 있는데, 이에 대해 지난 겨울부터 올 봄까지 이어진 '대통령 탄핵을 위한 광화문 촛불시위'를 떠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2015년 겨울에 (대본의)초고를 받았고 그때부터 있던 장면이었다. 일본군에 들키지 않고 몰래 모여서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장면이다. 촛불집회를 연상케 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이미 나왔다. 보시는 분에 따라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이어 ‘송중기씨 이름이 뉴스에 어느 분과 연관 지어 나왔는데 당사자로서 뭐라고 말씀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답변하기 어렵진 않다. 그냥 씁쓸했다”고 말했고, 손 앵커가 ‘그럼 더 질문해도 되느냐’고 하자, “살려주십시오”라고 웃어 넘겼다. 어느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엔딩곡을 추천할 때는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송혜교)가 좋아하는 곡이어서 오래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송중기는 이날 티끌 하나 없을 것 같은 완벽하게 정제된 왕자님 스타일이었다. 다른 배우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느긋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진정성이나 리얼함, 친근한 허점까지 갖춰야 하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터다./purplish@osen.co.kr

[사진]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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