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햄버거병 공포…진실은?
고기 종류별 안전한 구이 온도
덜 익은 패티가 들어있는 햄버거를 먹은 4살 여자 어린이가 용혈성 요독증후군, 일명 햄버거병(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햄버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해당 아동의 감염 경로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덜 익은 패티를 '범인'으로 단정짓는 분위기다.
덜익은 패티를 먹고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햄버거 관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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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이문화는 대체로 안전
한국에선 구이용 고기 두께가 얇은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눈으로도 쉽게 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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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달리 주로 스테이크 등 두꺼운 고기를 즐겨 먹는 미국· 캐나다 같은 서구에선 권장 온도가 있다. 기준은 가장 가운데 부분의 온도를 뜻하는 중심 온도(심부 온도)다. 윤 교수는 “중심 온도가 섭씨 71~77도면 소고기는 물론 이를 갈아 만든 패티 등 모든 육류가 대체로 다 안전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크 고기를 핏기운 없이 바싹 익혀먹는 '웰던' 고기가 77도다.
소고기는 표면만 익히면 안전
두꺼운 스테이크용 고기도 표면만 익히면 안전하다.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O157균이 고기 표면에 존재하는데다 열에 약해 가열하면 죽기때문이다.[사진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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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균이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 O157이다. 최근 논란이 된 햄버거병의 원인도 O157이다. O157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보통 3~4일 후 심한 복통과 설사, 미열을 동반하는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열에 약해 섭씨 75도 이상에서 가열하면 죽는다. 또 하나 다행인 점은 이 균이 육질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고기 표면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표면만 잘 익혀먹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레어'로 먹어도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무리 두꺼운 스테이크를 '레어'로 먹는다 하더라도 표면은 다 익혀서 나오기에 O157 대장균은 다 사라진 셈이다.
따라서 소고기는 취향에 따라 굽기 정도를 조절하면 된다. 참고로 고기 겉부부만 살짝 굽는 레어의 중심온도는 섭씨 63도, 선홍빛이 돌 정도인 미디움은 섭씨 71도, 속까지 완벽하게 익힌 웰던은 섭씨 77도다.
돼지고기는 바싹 조리해야 안전
돼지고기는기생충 감염 우려가 있는만큼 바싹 익혀먹는다.[사진 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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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국내에선 돼지사육시스템이 위생적으로 바뀌면서 인분을 돼지사료로 쓰지 않는다. 그래서 89년 이후 돼지고기를 통한 기생충 발견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다. 이를 근거로 최근 돼지고기를 웰던 보다 살짝 덜 익힌 미디엄 웰던이나 미디엄으로 주는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감염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윤요한 교수는 “국산 돼지고기는 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을지 몰라도 수입산 돼지고기 소비량이 많은 만큼 안전을 위해서라면 속까지 익혀먹으라”고 당부했다.
패티는 속까지 완벽하게 익혀야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갈아 만든 패티나 떡갈비는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 [사진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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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패티나 떡갈비 등이 일반 구이용 고기보다 두까운 데다 때로는 채소 등을 함께 넣어 만들기 때문에 팬에서 구웠을 때 속은 익지 않은 채 겉면만 타기 쉽다는 점이다. 김창훈 더플라자 조리기획 담당 셰프는 “패티처럼 갈아서 만든 고기는 팬에서 약불로 겉면을 먼저 익힌 후 오븐에 넣어 속까지 완벽하게 구워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닭·오리도 속까지 잘 익혀야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는 속까지완전히 익혀먹어야 한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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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은 닭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0분~1시간 정도 끓여야 속까지 잘 익는다. 찔렀을 때 피가 묻어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다. 같은 닭이라도 조각으로 잘랐을 때는 중심온도가 섭씨 74도면 충분하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섭씨 75도 이상 온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완전히 파괴된다.
특히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더욱 유의해야 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윤수정씨는 “소고기처럼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고기라도 여름엔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되도록 구입 후 빨리 먹고 가급적 제대로 잘 구워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고기별 안전한 온도
고기 종류 | 중심 온도(섭씨 기준) |
소고기
| 63도 |
패티 | 77도 |
돼지고기 | 77도 |
닭고기(오리 등 가금류) ①통닭 ②조각 | ①85도 ②74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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