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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시선 사로잡는 임지호 셰프의 '닭 볏' 모자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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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퍼포먼스 펼칠 때 무명 옷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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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방랑식객'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운데)가 만든 음식을 맛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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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주요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뤄진 간담회에서 음식을 준비한 임지호 셰프의 독특한 옷차림이 눈길을 끈다.

'방랑 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그는 이날 호프 미팅에서 준비한 안주를 직접 대접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셰프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모양의 모자를 썼다. 또 그가 입은 옷은 빳빳한 재질의 보통 셰프 옷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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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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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옷과 모자의 모양·재질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보통 셰프의 옷차림을 생각하면 높이 솟은 빵모자와 딱 떨어지는 소재의 옷을 떠올린다. 하지만 임지호 셰프의 모자는 '닭 볏' 모양이었고, 그의 옷은 무명 재질로 주름이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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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호프 미팅은 '방랑식객' 셰프가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호프미팅에서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 채소·소고기·치즈류로 안주를 준비하고 있다. 2017.7.27 sco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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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셰프의 닭 볏 모자 사랑은 꽤 오래된 듯하다. 2007년 출간된 그의 저서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표지에서도 그는 이 닭 볏 모자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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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출간된 임지호 셰프의 저서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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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셰프의 옷과 모자를 제작한 사람은 무명옷을 만드는 장인으로 유명한 윤광석씨로 전해졌다. 윤씨는 사라져가는 무명천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웨딩드레스, 볼레로 등을 제작하는 디자이너다. 그는 한땀 한땀 손으로 작업해 옷 한 벌을 완성하는데 때문에 작업 기간이 한 달 넘게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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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옷 디자이너 윤광석씨의 작업실. [사진 네이버카페 '오디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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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과거 여성지와의 인터뷰에서 임 셰프와의 인연을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원래 양장점에서 일했으나 기성복 시대가 열리면서 당구장을 차릴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때 임 셰프 등 예술적 멘토를 만나 다시 공부하게 되면서 현재의 무명옷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윤씨는 "임지호 선생님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칠 때 제가 지은 옷을 입는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아 임 셰프가 청와대에서 무명 옷과 닭 볏 모자를 쓴 것은 최고의 음식을 조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 셰프는 이날 세 가지 정도의 안주를 준비했다. 해독작용을 하는 무를 이용한 카나페는 사회의 갈등과 폐단을 씻어내자는 의미를 담았고, 소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한 한입 요리에는 기를 보충하는 소고기로 끝까지 기운을 잃지 말자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시금치와 치즈를 이용한 안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재료가 하나의 음식이 되듯 화합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또 안주를 담는 데 접시를 쓰지 않고 녹지원에 있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꽃들을 넓게 펴서 그 위에 안주를 올려 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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