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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현대건설, 송도 오피스텔 임직원 '얌체 청약'에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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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청약자는 20시간 대기, 직원들은 회사서 편하게 청약

전문가 "형평성 어긋나…인터넷 청약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오피스텔 청약 줄세우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오피스텔의 인터넷 청약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일반 신청자들은 청약까지 최대 20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하고, 회사 임직원들에게는 본사에서 편하게 '얌체 청약'을 받아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며 현대건설은 지난 23∼25일 사흘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의 오피스텔 2천784실을 분양하면서 평일인 24∼25일 이틀간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울 계동 본사에서 별도 청약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오피스텔은 인터넷 청약이 아닌 모델하우스에서 청약을 진행해, 당일 일반 분양 신청자들은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모델하우스 밖으로 길게 줄을 늘어 선 채 하염없이 대기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밤을 새워 대기한 청약자들은 12시간이 걸려 청약을 마쳤고, 최대 20시간 기다려 청약에 성공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임직원들은 회사 로비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대기 시간없이 이틀 동안 여유롭게 청약 신청을 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청약을 하고 싶다는 직원들의 요청이 많았으나 평일에 송도까지 가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회사에서 별도 접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은 1인당 최대 6건의 청약이 허용되면서 사흘간 총 9만7천건이 넘는 청약이 몰려 평균 3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청약이 가능한데도 일반 청약자들은 모델하우스 밖에 대기를 시켜놓고, 직원들은 편하게 청약 접수를 하게 한 것은 대형 건설사답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오피스텔 청약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지자체 등을 통해 인터넷 청약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0만 건에 육박하는 청약이 몰렸는데 일반 청약자의 수고는 외면하고 직원들의 편리만 고려했다는 것은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인터넷 청약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빗속 분양 열기 (인천=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현대건설이 송도국제도시 송도 6,8공구 R1블록에 공급하는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의 인천시 송도국제도시 견본주택에 24일 오후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2017.7.24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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