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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9개월 만에 물 간 민간 수영장…수질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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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 122곳 조사 결과 한 달 넘어 물 교체 28곳

매일 교체 2곳뿐…교체 기간 등 기준도 없어 ‘방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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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수영장의 수질 관리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의 한 민간 수영장은 최대 9개월 동안 물을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지난해 서울시 수영장의 물 사용량, 면적 등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수영장 122곳 중 수영장 물을 전체 교체하는 기간이 ‘일주일 이내’인 곳은 38곳(31.1%)으로 조사됐다. 1~2주는 28곳(23.0%), 2~3주 18곳(14.8%), 3~4주(22~30일) 10곳(8.2%) 등이었다. 한 달 이상 되는 곳은 28곳(23.0%)에 달했다. 매일 한 차례 물을 교체하는 곳은 전체 122곳 중 2곳에 그쳤다. 이 중 어린이 전용 수영장 44곳의 물 교체 주기는 1~2주가 36.4%(16곳)로 가장 많았다.

민간 수영장 88곳의 물 교체 기간은 평균 30일, 공공 수영장 34곳은 평균 29일로 운영 주체에 따른 차이는 미미했다.

수영장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물을 교체하는 대신 소독제인 염소 등을 사용해 수질을 관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현행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시행규칙)의 안전·위생 기준에는 물 교체 횟수와 기간에 대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수영장에 들어가는 물은 1일 3회 이상 여과기를 통과하도록 하는 기준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구멍이 뚫린 것은 수질 관리뿐만이 아니었다. 서울시가 별도로 제출한 ‘2016년 수영장의 안전요원과 간호사 현황자료’에 따르면, 시내 전체 수영장 142곳 중 안전요원이 없는 곳은 13곳(9.2%)이었다.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있는 곳도 15곳(10.6%)에 불과했다. 시행규칙에는 수영장에 안전요원을 의무 배치하는 조항이 없다.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의 경우에도 실외 수영장에 한해서만 1명 이상을 두게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의원은 “해마다 발생하는 수영장 안전·위생 문제와 관련한 전국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 등 수영장 수질과 안전 관리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며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영장 안전위생 관리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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