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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12세 이하 아이들, 온 마을이 나서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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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 전국 10곳 선정

경향신문

“지난 1월 맞벌이인 우리 부부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를 방과 후 맡길 곳이 없어서 막막했다. (중략) 태권도, 피아노, 영어 등 학원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부모가 올 때까지 마을돌봄나눔터에서 또래 친구들과 선생님, 자원봉사자의 보살핌을 받는다. 그리고 아이가 드나들 때마다 문자로 알림을 주니 더욱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 단지 아이를 맡길 곳이 절실했던 우리 부부에게 마을돌봄 나눔터는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해주고 있다.”

경기 과천에서 아이를 ‘마을돌봄나눔터’에 맡기는 한 아버지가 쓴 감사 편지 내용이다. 마을돌봄나눔터는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과천에 남아 있는 공무원 관사를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이다.

과천시는 이 공간 인근에 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오후 1~7시 일시·긴급 돌봄, 숙제·생활 지도, 등·하원 및 학원 통원 지원, 간식제공 등 사업을 운영한다. 인력은 경력단절 보육교사, 은퇴한 교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충당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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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필요한 때 가까운 곳에서 친·인척 수준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다함께 돌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으로 확대된다.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는 아동에 대한 온종일 돌봄체계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다함께 돌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다함께 돌봄은 공공시설 등 접근성이 높고 개방된 시설의 유휴공간과 지역 내 다양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다함께 돌봄센터’를 구축하고, 12세 이하 아동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예전 마을의 어른들이 동네 모든 아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했던 전통을 참고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온 마을이 나서서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마을돌봄 공동체 복원에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선정한 시범사업 시·군·구는 경기 과천 외에도 울산 북구, 충북 청주시 등 10곳이다. 울산 북구는 ‘꿈나무 그루터기’라는 이름으로 평일 오후 1~8시, 토요일 오전 10~12시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충북 청주시의 ‘언제든 돌봄나눔터’는 12세 이하 아동에게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커뮤니티센터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정 지자체는 복지부에서 사회서비스투자사업 예산을, 행안부에서는 리모델링비를 지원받는다.

각 지자체는 해당 지역의 수요와 여건을 고려해 돌봄센터를 구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작 시기와 돌봄 내용·형식은 지자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운영하는 지자체도 있고, 아직 준비 단계인 지자체도 있다”며 “올해 안에는 모두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한국 사회는 향후 30년 내 84개의 시·군·구가 없어질 것이라는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번 사업이 초저출산을 탈피하는 국가책임돌봄 체계확립의 마중물이 되도록 일선 지자체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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