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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타도 삼성" 대만 훙하이그룹, 美에 11조원 들여 LCD 공장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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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TV시장 본격 공략 나서

삼성·LG 등 한국 기업들 압박

대만 훙하이그룹(폭스콘)이 11조원을 투자해 미국 위스콘신주에 LCD(액정표시장치) 생산 공장을 세운다. LCD는 TV나 스마트폰의 화면 장치로 주로 쓰인다. 훙하이는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애플과 삼성전자·LG전자가 선점하고 있는 북미 지역 TV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은 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위스콘신주 남동쪽 지역에 2020년까지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를 들여 LCD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위스콘신 공장에서는 최대 1만3000명을 고용하며, TV나 컴퓨터에 쓰이는 초고화질 LC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훙하이그룹이 미국 투자 계획을 성대하게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도 압박을 받게 됐다.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 회장은 평소 '타도 삼성’을 입버릇처럼 외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소액주주들 앞에서 "반드시 삼성전자를 꺾겠다"고도 말했다. 실제 훙하이는 작년 일본 샤프를 인수한 후 삼성과 LG에 TV용 LCD 공급을 중단하며 한국 기업을 견제해왔다. 시장에서는 TV에 이어 아이폰도 미국에서 조립·생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훙하이그룹이 현지 생산시설 구축으로 북미 지역 시장 수요에 경쟁업체들보다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훙하이 공장이 들어서는 위스콘신은 공화당 텃밭이자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몰려있는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노동자들은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계획을 환영했다. 위스콘신주는 폭스콘 공장 건설에 세제 혜택 등 30억달러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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