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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버드스트라이크 주범은 종다리·멧비둘기·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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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발생건수 30% 차지…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종도

아시아투데이 주성식 기자(세종) = ‘항공기 조류 충돌(일명 버드스트라이크)’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조류는 종다리와 멧비둘기, 제비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공군 비행장 등 국내 11곳의 공항에서 수거된 약 350건의 항공기 충돌 조류 잔해를 유전자(DNA) 바코드로 분석한 결과, 충돌 조류 종류가 총 116종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생물자원관에 따르면 항공기에 주로 충돌하는 조류는 종다리(10.86%), 멧비둘기(5.92%), 제비(5.26%), 황조롱이(3.62%), 힝둥새(2.96%)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 여기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수리부엉이, 솔개 등 멸종위기종 7종도 낮은 빈도(3.3%, 10건)로 항공기에 충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공항 안팎처럼 환경이 넓게 개방된 초지나 습지에 살기 적합한 종들이 항공기에 주로 충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관찰되는 개체수가 비교적 많은 종이 충돌 빈도도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했다. 충돌 빈도 1위를 기록한 종다리의 경우 연중 전국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텃새로 전체 항공기 충돌 조류 116종 중 개체수가 가장 많다.

생물자원관이 2014년부터 2016년에 걸쳐 수원 일대 공군 비행장에서 포획한 종다리, 황조롱이 등 주요 항공기 충돌 조류 12종의 먹이를 분석한 결과, 먹이원이 곤충 73%, 식물 19% 달팽이류 3%, 어류 0.5%, 양서류 0.5%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공항 안팎에 서식하는 식물들이 곤충은 물론 종다리, 제비처럼 식물이나 곤충을 먹이로 삼는 조류를 이끄는 요인이 되며, 이는 다시 황조롱이와 같은 육식성 조류의 유입을 불러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향후 항공기 충돌 조류의 먹이 습성, 행동 특성 등 생태적 습성을 파악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관련 기관에서 생물학적 조류 충돌 방지책 대안을 수립하는 데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공항 내 먹이사슬에서 충돌 조류의 먹이가 되는 특정 식물을 조절함으로써 최종 포식자인 새들의 서식도 줄이는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조류 충돌은 운행 중인 항공기와 새가 부딪히는 현상으로, 엔진 고장 등 기체손상을 유발해 항공 운행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도 일으킨다. 조류 충돌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92건이었던 항공기 조류 충돌 발생 건수가 2012년 160건, 2013년 136건, 2014년 234건, 2015년 287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각 공항에서는 소음이나 포획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조류 퇴치에 힘쓰고 있지만 예방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조류 200여종을 비롯해 3000여종의 동물에 대한 종 판별 유전정보를 확보한 상태”라며 “특히 조류 유전정보는 항공기 충돌 조류 연구뿐 아니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대응 방안 마련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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