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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일상톡톡 플러스] 자영업자도, 알바도 결국 '을(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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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0)씨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영업자 비율이 가장 높다. 단순하게 최저임금 인상이 문제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와 조기 퇴직자들의 문제"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직장에서 버텨라. 회사 나와 자영업 시도했다 망하는 경우 수도 없이 봤다"고 말했다.

B(45)씨는 "정말 웬만하면 자영업 하지 마라. 장사는 안 되는데 분기마다 세금은 내야하고, 근처에 계속 동일 업종 생기는데 알바생 월급은 치솟는다"며 "앞으로 시급 1만원 줄 능력 안 되는 자영업자는 사람 안 쓰고 자기 혼자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C(37)씨는 "주휴수당이 없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최저시급은 9000원으로, 이미 우리보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배 많은 미국까지 앞질렀다"며 "거기에 4대보험과 퇴직금까지 사용자가 별도로 부담하는 나라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포함하던지, 주휴수당제를 폐지하던지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39)씨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저임금 재협상 해야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들은 이제 일자리 얻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게 서민계층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함인데, 반대로 삶의 질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50)씨는 "중산층이 무너지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붕괴시키면서 길거리에 나앉게 만드는 대책없는 최저임금 인상은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닌, 현실적인 보완책을 가지고 해야 한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좀 나아져 내수가 활발할 때 최저임금 올려야지, 별 대책도 없이 최저임금부터 올려 실업률을 높이고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떨어뜨려서 나중에 무엇으로 내수 활성화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세계일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영업이익이 1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국제금융센터 '한국경제 해외시각' 자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편의점 등 소매업종 영업이익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는 편의점 영업이익이 8∼9% 줄어들고, 대형마트는 5∼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HSBC도 "지난해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70%가 10명 이하 음식점 등 중소·영세업체에 종사하고 있다"며 "일부 중소 소매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대형마트 등은 이미 직원 임금 수준이 내년도 최저임금보다 높아서 노동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JP모건과 크레딧스위스는 분석했다.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 '타격'…가계소비에는 '긍정적'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타격이 될 우려가 크지만, 가계소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HSBC와 씨티은행,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저임금 인상이 가처분소득을 높이면서 가계소비와 생산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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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G는 "한국 정부가 소득분배 형평성과 소득주도 성장의 최선책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CS는 "기업들이 임금 상승에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대응하면서 비용 합리화, 영업 효율성 개선, 온라인 신사업 확대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가상승 압력 높아져…한시적으로 실업률 치솟을 수도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인상률이 16.6%를 기록한 2000년 9월∼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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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을 근로자는 최대 463만명(임금근로자의 23.6%)으로 추정된다.

노무라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으로 연결되고 한시적으로 실업률이 오를 소지가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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