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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美연준, 금리보다 자산축소에 집중…추가 금리인상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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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시장예상·물가고민 반영

연준 “물가 하락, 면밀히 지켜보겠다” 공식 우려 표명

연준 “조만간” 4.5조弗 채권매각 개시

"물가 확인후 금리인상…추가 금리인상 늦어질수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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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또 물가상승 둔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금리인상보다 자산축소에 좀 더 집중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에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만장일치’ 금리동결…“시장 예상대로·물가부진 우려도 영향”

26일(현지시간) 연준은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 금리를 1.00~1.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모든 위원이 동결에 표를 던졌다.

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점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토대로 산출한 금리 동결 확률이 전날 96.9%에 달했다. 일방적으로 쏠려 있는 시장을 두고 지난 달 기준금리를 올린 연준이 또다시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이날 금리동결 배경에는 물가에 대한 연준의 고민도 반영됐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주춤한 것에 대해 우려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물가 지표가 “하락했고 2%를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를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문구도 유지했다.

이는 고용 지표 호조에 비해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부진함에 따라 연준 내에서 금리인상에 조심스러운 기조가 한층 강해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진 것이 확인된 이후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 금리인상에 우려를 표명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지난 12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 부진이 계속될 경우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다만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결국 2%라는 목표치를 향해 상승할 것이라는 중기적인 낙관적 전망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1회성 요인을 걷어낸 이후에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물가 하락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옐런 의장의 생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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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보다 자산축소에 집중…추가 금리인상 늦어질수도

연준은 이날 대차대조표에 쌓여 있는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매각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자산축소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 달 옐런 의장이 발언했던 “비교적 조만간(relatively soon)” 채권 매각을 시작하겠다는 문구를 성명서에 공식 채택, 금리인상보다 자산축소에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시장은 9월부터 채권 매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준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 달 옐런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WSJ은 연준이 자산축소를 우선시한 이유에 대해 주식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속내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채권 매각을 시작하면 국채와 모기지증권의 수익률이 상승, 주식 및 회사채에 쏠린 자산을 끌어와 과열된 주식시장을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연준이 채권 매각을 서두르는 것만큼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날 연준의 성명 발표 이후 CME그룹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3%로 떨어졌다.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역시 50%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선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전략가는 “연준의 성명이 비둘기 쪽으로 조금 더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채권 매각에 따른 물가의 움직임을 충분히 확인한 이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겠다는 노림수라는 해석이 많다. WSJ은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미미한 상황에서 채권 매각으로 금리인상을 고민하기 위한 시간을 벌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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