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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개 혀?" 다산 정약용의 개고기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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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혀?” 충청도 사투리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보신탕(개고기) 먹을 줄 아느냐”는 질문이지요, ‘개 혀?’의 복수형도 있답니다. ‘개들 혀?’랍니다. 그런데 이쯤해서 충북 사람들이 딴죽을 겁니다. ‘개 혀?’는 엄밀히 말해 충청남도 사투리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충북에서는 뭐라고 하느냐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나옵니다. “개 햐?” 물론 우스갯소리지요.

사실 개고기는 동양만의 식습관은 아니었습니다. 1926년 1월 8일 동아일보에는 흥미로운 해외토픽이 실려 있습니다.



☞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듣기


“조선에서는 위생상 해롭다고 떠드는데 독일 작센 지방에서는 매년 평균 5만두의 개가 식용으로 팔리고, 개고기 전매업자까지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차츰 ‘개고기는 동양의 야만스런 식습관’이라는 이미지로만 굳어져 갔습니다. 중국의 위안스카이(袁世凱)가 독일의 빌헬름 2세로부터 사냥개를 선물받은 뒤 보냈다는 감사편지는 인구에 회자됩니다. “맛있게 잘 먹었소이다.”

그런데 2700년이라는 유구한 세월동안 끈질긴 사랑을 받았던 복날 개고기 문화가 눈에 띄게 사양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국내에서도 개고기 문화의 상징이던 성남 모란시장의 식용견 점포 거리는 파리를 날리고 있답니다. 보신탕의 간판을 단 음식점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반려견 인구가 급증하면서 ‘개고기 문화=야만’이라는 인식이 퍼진 결과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개혀?’하는 말이 ‘극혐’의 단어로 사전에 등재될 날이 멀지 않았다. 가만 보니 성질이 흉악한 사람을 ‘개고기’라 일컬은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자칫 개고기 음식을 먹다가 ‘개고기’란 욕설을 들을 판입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팟캐스트 144회는 “개혀? 다산 정약용의 개고기 사랑법입니다

<이기환 논설위원 http://leekihwan.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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