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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포스트 시진핑’ 후계구도… 쑨정차이 낙마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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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월 공산당 黨대회 앞두고 권력투쟁 막 올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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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 기간) 걷히지 않을 짙은 정치의 안개가 베이징을 덮고 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우리는 지금 중국 공산당 당내 ‘문화혁명’을 보고 있다.”(케리 브라운 영국 킹스칼리지 연구소 이사)

이르면 10월 말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각 파벌 간에 벌어지는 권력투쟁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당 대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2기의 판도뿐 아니라 시 주석이 집권 10년이 되는 2022년 이후까지도 권력을 유지할 것인지 관측할 수 있는 중요한 정치 행사다.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10년 집권’ 관행이 깨진다면 시 주석은 덩샤오핑(鄧小平)이 남겨 놓은 집단지도체제를 뛰어넘어 1인 집권체제를 굳히게 된다. 시 주석이 헌법상 임기 제한에 따라 2022년 국가주석에선 물러나지만 제한이 없는 총서기 등으로 계속 실세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시 주석 다음의 차기 최고지도자 유력 주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서기가 15일 전격 낙마하고 비리 혐의로 공식 조사를 받으면서 권력 재편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도 당 대회를 앞두고 유력 주자들이 권력투쟁 끝에 낙마한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과거처럼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이번 당 대회 권력투쟁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후계자 지명 여부다. 관례대로라면 2022년 시 주석 퇴임 이후 최고지도자에 오를 후보자 한두 명이 결정된다. 그런데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유력 후보였던 쑨 전 서기가 전격 낙마하면서 시계 제로 상태가 됐다.

이번 당 대회에서 ‘7상8하(七上八下·당 대회 시 67세면 남고, 68세 이상이면 퇴진)’ 원칙이 깨질지도 관심이다. 시진핑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위원회 서기가 나이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발 더 나아가 왕 서기가 총리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통상 총리는 주석과 함께 임기를 마쳤으나 중간에 바뀌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물론이고 리 총리 계보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도 큰 타격이 된다.

시 주석과 공청단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상하이(上海)방 견제를 위해 연대를 계속할지도 관심이다. 이는 공청단계 후춘화 서기의 운명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반(反)부패 척결로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숙정이 벌어졌지만 공청단과의 연대도 필요해 후 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 않다. 하지만 최근 친이즈(秦宜智) 공청단 서기처 제1서기(장관급) 등 핵심 인사 5명이 당 대표 선출에서 빠져 연대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쑨 전 서기를 밀어낸 천민얼(陳敏爾·57) 신임 충칭시 서기가 정치국원(25명)을 넘어 곧바로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7명)으로 직행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시 주석 인맥의 큰 줄기인 저장(浙江)방의 대표 주자인 천 서기가 상무위원이 된다면 차기 최고지도자의 유력 후보가 될 수 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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