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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존재감 사라진 맥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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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신… 아프간 파병증원 퇴짜

매티스-틸러슨과도 사이 멀어져… 美의 대북-아시아 정책 혼선 우려

후임에 볼턴-폼페이오 거론

동아일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정부 내에서 고립됐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도 멀어졌다. 이 흐름은 (맥매스터에게) 치명적이다.”

미국의 과격한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아웃사이더’들에 맞서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균형추를 담당하는 ‘어른들(Axis of Adults)’로 불려 온 맥매스터, 틸러슨, 매티스의 ‘3두 체제’가 와해된 상태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그 중심에 대통령의 신뢰를 잃어버린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맥매스터가 행정부 내 외교·안보 정책 관련 목소리를 모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매티스와 틸러슨 모두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안보보좌관이 이토록 약한 전례는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24일 맥매스터가 제안한 아프가니스탄 파병 증원 방침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퇴짜 놓은 일화를 거론하며 이를 대통령의 ‘눈에 띄는 불신임 표시’라고 표현했다. 맥매스터가 임명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는 게 현지 언론의 공통된 의견이다.

워싱턴 외교·안보 라인의 권력암투의 결과 미국의 동북아 정책이 크게 요동치며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폴리티코는 24일 맥매스터의 후임으로 존 볼턴 전 유엔 미국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이름을 거론했다. 모두 북한 김정은 정권 교체를 외치거나 이를 암시했던 인사로 이들이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미국 대북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티코가 “백악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트럼프와 ‘강한 유대감’을 발전시킨 인물”이라고 평한 볼턴은 지난달 뉴스맥스 기고문에서 “북한 정권을 끝내고 (북을) 남한의 정치·경제적 구조에 통합시키는 것은 가능하며 바람직하다”며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폭스뉴스에 출연해서는 중국 기업 몇 군데를 제재하는 정도로는 북한을 옥죄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월 맥매스터에게 밀려 국가안보보좌관이 되지 못한 볼턴을 두고 “내가 동의하는 아이디어가 많다. 다른 방법으로 볼턴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 신뢰를 나타냈다.

폼페이오 CIA 국장도 20일 애스펀안보포럼에서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이) 사라지는 것을 보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붕괴론’을 언급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볼턴과 폼페이오의 견해는 “(미국의) 목표는 정권교체가 아니며 북한 주민을 위협하거나 동북아를 흔들고 싶지 않다”고 밝힌 틸러슨 국무장관과는 차이가 크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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