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은 낮은 금리 선호해 좋아한다”
트럼프 ‘연임 시사’ 인터뷰 바로 뒤
“콘이 차기 의장 맞다” 오락가락 발언
시장선 월가 출신 콘에 부정적 반응
40년 이어진 연임 관례 깨질지 관심
트럼프 대통령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당연히 두 번째 임기를 맡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옐런은 역사적으로도 ‘낮은 금리 선호자’에 속한다. 나는 낮은 금리가 지속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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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애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옐런 의장을 좋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는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해 5월 트럼프는 당선되면 옐런을 임기가 끝나면 교체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해 9월에는 옐런이 오바마 대통령을 돕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연임은 물 건너간 듯 보였다. 하지만 취임 후에는 옐런에 대한 비판을 거둬들였다. 올해 3월과 6월 Fed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연말께 또 한번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데도 트럼프 입에서 Fed에 대한 불만이 나온 적이 없다.
트럼프는 옐런 의장과 콘 위원장 외에도 “두세 명의 후보가 더 있다”고 말했지만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차기 의장 후보자 인선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은 결정하기에 좀 이르다. 연말쯤 되서 공개하겠다”고 말해 좀 더 숙고할 뜻을 내비쳤다.
블룸버그는 2006~2011년 Fed 이사를 지낸 케빈 월시, Fed 내 유일한 공화당원인 제롬 파웰 이사,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낸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을 잠재 후보자로 꼽았다.
시장에서는 콘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큰 편이다. 콘 위원장은 월스트리트 출신이다. 그는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사장을 지냈다.
뉴욕타임스는 골드만삭스에서 상품·채권·주식 트레이더로 경력을 쌓은 뒤 사장까지 올라간 콘의 이력을 언급하며 콘이 중앙은행 업무를 지루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CNBC방송은 “상품 트레이더 출신인 콘이 Fed 를 이끄는 것은 도박 중독자에게 카지노를 맡기는 꼴”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콘의 옛 동료들은 그가 월스트리트에서 일할 때 Fed 의장의 막강한 힘, 그리고 백악관에 들어간 뒤로는 Fed의 독립적인 역할을 높이 평가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콘 위원장이 Fed 의장 자리를 마음에 두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옐런은 예의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서 연임을 희망하는지 또는 내년 2월로 임기를 마치고 싶은지 의사를 밝힌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달 초 의회 청문회에서는 “나는 의회가 부여한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 (연임)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바가 없다”고 말했다.
Fed 전문가인 마크 스핀델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낮은 금리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만큼 옐런보다 금리를 더 빨리 인상할 가능성 있는 매파를 굳이 임명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40년간 Fed 의장의 연임은 관례였다. 때문에 트럼프가 옐런 의장을 재임명하지 않을 경우 매우 이례적인 일이 된다.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임명한 폴 볼커 의장(임기1979~87년) 이후 옐런 전까지 3명의 의장이 모두 4년짜리 임기를 2차례 이상 연임했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87~2006년)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까지 4명의 대통령과 일했다. 벤 버냉키 의장(2006~14년)은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에서 Fed 의장을 역임했다.
Fed 의장의 임기는 대통령이 취임한 이듬해에 만료되도록 짜여져 있다. 대통령에게 선택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시차를 뒀지만 대부분 대통령은 전임자가 임명한 의장과 함께 가는 것을 선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책의 지속성과 금융 시장 안정을 고려해 상대 정당이 선임한 의장이라도 연임시키는 게 관례였다”고 전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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