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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논술출제 하루수당 100만원…대입 전형료 원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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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A사립대는 2016학년도 대입 전형료를 걷어 논술전형 문제를 출제한 교수에게 하루 출제수당으로 각 100만원을 지급했다. 공무원 공채시험 출제수당 20만~30만원과 비교하면 3~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수도권 B사립대는 입시 작업을 하는 교직원들에게 입시 기간 중 식대로 3억90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모집 규모와 경쟁률이 비슷한 다른 대학의 교직원 식비에 비해 3~4배 많으며 해당 대학이 대입 전형료로 지출한 전체 비용의 8%에 달한다. 수도권 C사립대는 수험생이 학교에 방문하는 하루 이틀 사이에 전기료, 수도료, 통신료 등 공공요금으로 6억7000만원을 지출했다. 통상 대학들이 입시 기간에 사용하는 공공요금이 2000만~3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0~30배가 넘는 금액이다. 25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전국 72개 대학(국공립 40곳·사립 32곳)의 2016학년도 대입 전형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은 명확한 산정 근거도 없이 높은 전형료를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 관계자는 "대입 전형료를 모집 유형별로 원가 계산해 책정하는 대학은 거의 없었다"며 "대입전형관리위원회에서 전형료 심의 시 외부 인사 참여 없이 소속 교수 등 내부 위원만으로 결정해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대학들은 전형료 지출 시 수당·식비 등 항목별 기준을 제각각으로 운영하며 부적절하게 써온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의 전형료 대비 입시수당은 30~40%로 비수도권 대학(20~30%)에 비해 입시수당 지급률이 높다"며 "공공요금과 홍보비 지출허용한도를 각각 15%, 40%로 정한 것이 오히려 필요 이상의 지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 주무 부처인 교육부에 전형 유형별 표준원가를 계산해 전형료를 책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대학입시 전형료 회계관리 투명성 제고방안'을 권고했다.

[강봉진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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