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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정부 하우스푸어 대책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 재도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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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채권 시가평가.형평성 문제 불거져
2금융권 채권 포함여부 집값 변수 따른 손익 문제
무주택자 지원 기금으로 한계차주 지원 형평성 지적


정부가 과도한 대출로 주택을 매입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를 구제하기 위해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를 재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권과의 논란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시도했다가 실패한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 도입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3년 진행했던 '희망임대주택 리츠'처럼 5년간 임대 후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지만 도입을 앞두고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대출채권 공정가치 산정 어려워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이날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한계차주의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해 바로 재임대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를 도입하는 하우스푸어 정책을 내놨다.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는 국민주택기금(현 주택도시기금)과 LH, 시중은행 등이 출자한 리츠가 한계차주의 주택 담보권을 은행으로부터 넘겨받은 후 차주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 도입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하우스 푸어들이 은행에서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게 아니라 보험사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후순위 담보대출까지 받았을 가능성도 높고 이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채권만 매입한다고 하우스푸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이유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도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가 제 2금융권의 후순위 담보대출도 매입할 지 고민할 것"이라며 "(매입한다면) 채권 가격은 시가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는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인데 매입 채권 가격 산정을 놓고 정부와 은행권간 신경전도 예상된다.

은행들은 담보채권의 시가가 존재하지 않으며 담보채권 가격에 대한 공정가치를 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집값 상승과 하락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는데 자칫 담보채권에 대한 배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담보채권의 공정가치는 주택가격 동향에 따라 수시로 달라지는데다 집값이 상승할 경우에는 담보채권을 저가 넘긴 것이 되기 때문에 배임이 된다"며 "반대로 집값이 하락할 경우에 따른 콜옵션이나 풋옵션 등 담보채권에 대한 구조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갭투자자 봐주기 대책되나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 도입이 갭(Gap)투자자 봐주기 대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갭 투자자들이 현재 실거주하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으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한 경우도 많은데 현재 실거주하는 주택을 세일즈 앤 리스백 방식으로 넘긴 후 월세입자로 전환하고 갭투자로 매입한 주택에서의 월세로 실거주하는 주택의 월세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일즈 앤 리스백' 리츠 도입과정에서 정부가 1가구 2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채권 매입도 허용해 줄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정부는 2주택자까지 포용하지 않고 실거주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채권만을 매입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갭투자 봐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최대한 실수요자의 편의를 위한 정책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정부가 추진했던 희망임대주택 리츠도 주택기금으로 하우스푸어를 지원한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는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것도 정부가 '세일즈 앤 리스백'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일단 정부는 집값이 LTV 70%까지 하락할 경우에만 이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위의 가계대출 119와 연계할지 여부도 검토대상이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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