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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CNN "러, 아프간 탈레반에 무기 공급 정황"…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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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CNN방송이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반군 조직 탈레반에 상당량의 무기를 공급해온 정황이 포착됐다며 단독 입수한 2개의 동영상을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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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제 무기를 자랑하고 있는 탈레반 대원들 [CNN 캡처]



그동안 미국과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아프간 내전에 개입해 탈레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이를 증명할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CNN은 이날 2개의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하며 러시아 정부가 탈레반에 저격용 소총, 러시아 칼라시니코프 사의 자동소총, 기관총 등 상당량의 무기류를 공급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탈레반 대원들은 일제히 화면을 향해 무기들을 선보이며 러시아 정부가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CNN이 공개한 첫 번째 동영상에는 탈레반 방계조직인 헤라트의 대원들이 탈레반 주류조직과의 전투에서 러시아제 무기를 획득했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담겼다.

헤라트의 부지도자인 물라 압둘 마난 니아지는 동영상에서 "러시아 정부가 이란을 통해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물라 하이바툴라의 전사들에게 무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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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탈레반 무장세력 소탕작전 [EPA=연합뉴스]



이어 "러시아는 아프간에서 이슬람국가(IS)와 맞서라고 무기를 공급했지만, 탈레반 주류조직은 우리를 상대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에서 찍힌 두 번째 동영상에선 복면을 쓴 탈레반 대원들이 소총 등 무기들을 늘어놓으며 아프간 북부 쿤두즈주에서 이를 얻었다고 말한다.

대원들은 무기들을 타지키스탄 국경 인근에서 얻었다고 자랑하며 "러시아에서 제조됐는데 품질이 뛰어나다"라고 밝혔다.

무기 전문가들은 이 동영상만으론 탈레반과 러시아의 연결고리를 직접 입증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또 영상에 나온 무기들이 최첨단이 아닌 만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중국산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국제 무기 조사기관인 '스몰 암스 서베이'의 벤저민 킹은 무기의 제조국을 알 수 있는 표시가 의도적으로 지워져 있는 점을 지적하며 "무기를 공급해온 특정 국가가 이를 의도적으로 제거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런 양식이 발견됐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4월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가 아프간 내전에 개입해 탈레반에 지난 18개월 동안 기관총, 대공화기 등 상당량의 무기를 공급해온 정황이 짙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월 보도에 이어 이번 CNN 보도에도 논평을 거부했다.

러시아는 IS 격퇴 노력의 하나로 탈레반과의 정보교환 사실은 시인했지만, 무기 공급 사실은 강하게 부인해왔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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