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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사드보복에도 꿋꿋…LG생건 사상 최대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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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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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란 악재에도 LG생활건강이 반기(1~6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호텔신라는 이익이 급감해 희비가 엇갈렸다.

부동산 금융이란 특기를 잘 살린 메리츠종금증권도 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저력을 발휘했다. 최근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부분 상장사가 증권사 예상치보다 좋은 성적표를 내놔 하반기 실적 전망을 밝게 한다.

25일 LG생활건강은 사드 악재에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조53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1% 증가한 2325억원, 순이익은 5.6% 늘어난 16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증권사 2분기 영업이익 예상(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보다 11% 높게 나오자 이날 LG생활건강 주가는 전날보다 2.6%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지만 중국 현지에서 '후' '숨'과 같은 고급 브랜드가 잘 팔려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들어 '토레타'라는 음료 매출이 급증했다. 음료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8.1% 증가한 451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반기 영업이익은 492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발목이 잡혔다.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997억원, 17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7.9% 감소한 것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경영 합리화와 효율화를 통해서 수익성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도 사드로 인한 경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사업부가 타격을 받았다. 2분기는 중국인 여행제재가 본격화한 영향이 반영된 시기로, 여행객 급감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시내 면세점 수가 늘어나면서 고객이 분산된 점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김윤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기대와 달리 하반기도 중국 규제로 인해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사드 영향은 내년 이후에나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 중 수익성 1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2분기 순이익 98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순이익은 작년 2분기(832억원)보다 17.9% 증가한 것이다. 실적 발표 전 전문가들은 이 증권사가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앞서 부동산 금융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2분기 순이익이 807억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문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분기 순이익이 예상보다 21.6%나 높게 나온 것이다. 부동산 금융 사업을 포함한 기업금융에서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고, 지난 4월 자회사로 편입한 메리츠캐피탈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와 합친 올 상반기 순이익은 17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2538억원)의 70.5%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금융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와 자기자본 운용 수익이 더해져 내년까지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메리츠캐피탈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2020년 종금 면허 종료에 따른 기업금융 자산 변동성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철금속 가격 상승에 따라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도 급증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717억원, 2483억원으로 작년보다 18.6%와 37.8% 증가했다. 실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3.2% 높았다.

방산업체 LIG넥스원도 컨센서스(236억원)를 33.9%나 웃돈 316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에 비해 43.9% 늘어난 수치다. 방산 성수기인 2분기에 주력 사업인 정밀타격 분야와 감시정찰 분야 매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시작된 방산 비리 조사가 국내 방산업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KAI에 항공기 전자부품을 납품하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중소건설사 한라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289억원)를 크게 웃돌자 이날 주가가 4.4% 올랐다. 409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3% 증가한 실적이다.

[문일호 기자 / 강다영 기자 / 윤진호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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