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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호수 빠진 남성 보고도 '낄낄'…檢 기소 가능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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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남성을 보고도 구해주기는커녕 낄낄대며 영상만 찍은 미국의 10대 소년들과 관련해 주(州) 검찰 당국이 소년들을 기소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사건이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 주에는 위험에 처한 이를 보면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나, 익사 소식이 퍼지면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곳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9일 플로리다 주의 한 호수에서 자멜 던(31)이 물에 빠져 숨졌다. 그가 호수에 들어가게 된 경위를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명확히 밝혀진 내용은 없다.

세계일보

미국 CNN 영상 캡처.


자멜이 호수에 빠졌을 당시 근처에는 10대 소년 5명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멜을 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허우적대는 그를 영상에 담고 재밌는 듯 웃기까지 했다. “당신은 곧 죽을 거야!”라는 소년들의 조롱 속에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자멜은 결국 숨졌다.

사흘 후 실종신고를 한 자멜의 가족은 그의 사망 소식을 이틀이 더 지난 후에야 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근처에 소년들이 있었는데도 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자멜의 여동생 시모네는 “그들은 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느냐”며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됐을 일인데 왜 그랬냐”고 울먹였다. 그는 “심지어 오빠는 한 번도 아니고 연거푸 살려달라고 외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년들은 경찰에서 다소 자책감을 드러내기는 했으나 완전히 죄를 뉘우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미국 CNN 영상 캡처.


사건을 수사 중인 코코아 경찰의 마르티네즈는 “20여년 경찰로 일했지만 이번 같은 일은 처음”이라고 소년들의 무관심에 몸서리를 쳤다.

검찰 측은 “영상을 반복해서 분석 중”이라며 “안타깝게도 플로리다에는 위험에 처한 이를 봤을 때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법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주(州)에서는 어떻게 법령을 정했는지 살펴보겠다”며 “소년들에게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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