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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투자조합 주의보]①개인끼리 모여 코스닥社 인수…M&A 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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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변화 요구 커져…최대주주 변경 해마다 증가세

상장사 주인 꿰차는 투자조합, 개인투자자 피해 우려

이데일리

[이데일리 박형수 이명철 윤필호 이후섭 기자]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M&A) 판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기업이나 사모펀드(PEF)는 물론이고 개인투자자들끼리 모여 만든 투자조합이 코스닥 상장사 주인자리를 꿰차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기간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모인 투자조합이 상장사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다가 쉽게 해산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주가가 급등락하거나 기업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부작용이 속출해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횟수는 총 109건(업체 중복 포함)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1건)보다 2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이 출범한지 20여년이 지나 성숙기에 들어가면서 도태되는 기업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가 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많게는 수십여명의 개인이 모여 설립한 투자조합이 강력한 인수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변경된 사례는 올 들어 총 12건으로 2015년(4건)과 지난해(7개)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단 상장사 주인이 된 투자조합은 그럴듯한 청사진을 제시해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해외 유수 기업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거나 유명 인사를 영입해 바이오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다는 식이다. 뜬구름 잡는 식의 비전에 구미가 당긴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는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주가가 오르고 나면 조합은 해산해버리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이미 막대한 차익을 거둔 조합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난 뒤다.

투자조합원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알기 힘든 제도상 맹점을 이용해 주가 조작 전력이 있는 소위 검은 세력이 은밀히 잠입하는 경우도 목격된다. 이미 금융당국도 불공정 거래에 대한 단서를 포착한 상태다. 하지만 투자조합 역시 투자의 한 방법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무작정 단속을 하기가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당국은 상장사를 인수한 투자조합의 불공정 거래 여부 등 위법행위를 중심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뒤늦게 대응에 나선 금융 당국이 어떻게 사태 수습에 나서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2편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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