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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전형료 인하 눈치보는 대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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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내리면 지원사업 탈락 우려

많이 내리면 "지금까지는 왜 그렇게 많이 받았나" 질책 걱정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대입 전형료 인하 방안을 마련 중인 교육부가 대학들에 "올해 인하 계획을 내라"고 요구하자 대학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대학들에 공문을 보내 현재 대학 입학 전형료 실태와 함께 2018학년도 대입 전형료 인하 계획을 다음 달 4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특히 전형료 인하 수준을 교육부의 대학 재정 지원 사업 중 하나인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사업 선정에 연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전형료 인하 정책에 동참하지 않거나 인하율이 낮으면 재정 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뜻이다.

서울 지역 A사립대 입학처장은 "너무 적게 내리면 재정 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걱정이고, 너무 많이 내리면 '지금까지 왜 그렇게 많이 받았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며 "다른 대학들이랑 정보를 교환하고 있지만, 인하 폭을 결정하기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B 사립대 입학처장은 "엄청나게 눈치를 보고 있다. 대학마다 사정이 너무 달라 다른 대학 인하 폭을 따라 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예산 계획을 세워놓은 상황에서 전형료를 내리라는 정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서울 지역 C사립대 입학처장은 "이미 올해 예산 계획에 따라 입학 설명회 등 지출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올해부터 당장 전형료를 내리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입시 홍보를 상당 부분 취소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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