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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의회 청문회 출석한 아베 “국민 의혹 해소 위해 뭘 할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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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스캔들’ 관련 야당 요구로 열려

아베, 지지율 20%대 추락하자

뻣뻣하던 태도서 180도 달라져

“가케학원(加計) 수의학부 승인의 백지화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국민 여러분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겠습니다.”

24일 열린 일본 중의원 예산심의위원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야당 의원의 추궁에 이렇게 답했다. 그동안 뻣뻣할 정도로 당당했던 아베 총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친구가 연관돼 있어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생각하고 있다”고 꼬리를 내렸다.

지난 2일의 도쿄도의회 선거 유세 당시 야유를 하던 청중을 향해 “이런 사람들에게 질 수는 없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을 배제하거나 눈을 돌리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면서 “그렇게 받아들여졌다면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이날 예산심의위원회는 집권 자민당이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국회 폐회 중 소집됐다. 가케학원 스캔들 등 아베 정권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청문회 성격이 짙었다.

가케학원 의혹의 내부고발자에 해당하는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은 학부 승인을 밀어붙인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총리보좌관과 공방전을 벌였다. 마에카와 차관은 “이즈미 보좌관이 ‘(아베) 총리가 직접 말을 하지 못하니 (내가) 대신 말한다’고 했다”면서 그가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즈미 보좌관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전에 비해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가케학원 의혹에 정권 주요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지방선거에서 연패하면서 ‘정치적 자숙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자민당은 지난 2일 도쿄도 의회선거에서 역사적 참패를 한 데 이어 23일 도호쿠(東北) 지방 중심도시인 센다이(仙台) 시장 선거에서도 야당인 민진당에 패했다. 자민당은 두 선거에서 모두 조직표를 총가동했지만 기울어진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도쿄뿐만 아니라 지방 민심까지 악화한 것은 자민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자민당에 대한 민심 이탈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진 26%를 기록했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이래 마이니치 신문 조사에서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은 처음이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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