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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망막 동맥 막히는 ‘눈중풍’ … 환자 10명 중 1명은 1년 내 뇌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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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환자 151명 분석

“갑자기 한쪽 눈 시력 떨어졌다면

하루빨리 병원 찾아 치료 받아야”

눈의 시각세포가 모여 있는 망막에서 동맥이 막히거나 파열돼 시력이 뚝 떨어지는 ‘망막동맥폐쇄’ 환자 10명 중 1명은 1년 내에 뇌경색이 발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망막동맥폐쇄가 나타난 환자의 절반 이상은 뇌경색을 일으키는 주요 질병인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한문구(신경과)·우세준(안과) 교수 연구팀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망막동맥폐쇄에 따른 뇌질환 발생’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뇌경색의 57%는 시력을 잃고 난 뒤 한 달 내에 발생했다. 망막동맥폐쇄가 오면 뇌혈관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다.

망막 혈관엔 동맥과 정맥이 있다. 망막동맥은 시각세포에 산소·영양분을 공급하는데 이것이 막히면 망막 신경세포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세포가 파괴되면서 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망막동맥폐쇄는 ‘눈중풍’으로도 불린다.

연구팀은 2003년 9월~2013년 6월 급성 망막동맥폐쇄로 분당서울대병원에 온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자기공명혈관조영(MRA) 등 영상검사와 혈관성 위험인자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151명 중 87명(58%)이 고혈압을, 35명(23%)이 당뇨병을, 35명(23%)이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이들 질병은 뇌경색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이기도 하다.

또 151명 중 16명(10.6%)은 망막동맥폐쇄가 발생하기 전에 뇌졸중과 일시적인 허혈발작을 경험했다. 허혈발작은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생긴 뇌졸중 증상인데 24시간 이내에 회복된다. 망막동맥폐쇄 환자 중 40%는 대뇌혈관동맥경화증이 있었다. 이들에게서 뇌졸중 같은 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4배 이상 높았다.

한문구 교수는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이 떨어졌다면 제때 망막동맥폐쇄로 진단받고 일찍 치료를 하는 것이 뇌경색 발생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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