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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LG화학, 임단협 중 '노조 불법도청'…사측 진상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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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휴게실에 도청장치 설치…사측 "실무직원 개인판단, 진상조사 후 조치"

CBS노컷뉴스 이동직 기자

노컷뉴스

LG그룹의 주력계열사인 LG화학에서 '노동조합 불법도청' 사태가 불거졌다.

사측은 실무직원 개인 차원의 문제라며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이 강력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LG화학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 회사 익산공장에서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도중 사측이 노조 휴게실에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가 노조 간부에 의해 발각됐다.

이날 노사 협상이 잠시 정회된 사이 휴게실로 이동한 노조 간부들이 마이크 모양으로 된 도청 장치를 발견했다. 녹음기능이 장착된 도청장치는 줄로 이어져 옆방으로 연결돼 있었다.

노조 측은 도청장치를 발견한 측시 사측에 강력 항의했고, 노조 간부 중 일부는 다음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LG화학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회사 실무직원이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판단한 사안으로 파악됐다"면서 "이 장치를 통해 사측이 노조 간부의 대화를 엿들었는지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도청장치를 통해 녹음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노조와 협의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자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아직까지 고소·고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10여년 동안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교섭 대상을 확정 짓는 문제를 놓고 노사 간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노사갈등이나 오너가의 관련 비리 등이 적은 것으로 잘 알려진 LG그룹에서 도청사건이 터지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녹음은 되지 않았지만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건이 수사대상에 오를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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