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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감산합의 이탈 막아라' 내부단속 나선 O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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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석유장관 회의 저유가 지속돼 증산 조짐


석유수출국기구(OPEC) 14개 회원국과 감산에 동참한 러시아 등 10개 비 OPEC 산유국들이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감산합의에도 불구하고 저유가 상황이 지속된데 따른 피로감이 자칫 합의파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OPEC과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 석유장관들이 만나는 자리는 오는 11월 정기 각료회의를 앞둔 내부단속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이 회동 하루 전인 이날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을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사실상 각각 OPEC과 비OPEC 산유국을 대표한다.

알 팔리 장관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석유시장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회의는 일부 산유국들만 참석하는데다 관례적인 모임이어서 평소 같으면 사우디 석유장관이 회의를 건너 뛰기도 했지만 알 팔리 장관은 휴가까지 중단하고 회의에 참석키로 했다.

회의 주최국인 러시아의 노박 장관은 회의에서 다룰 주제에는 지난해 감산 합의에서 감산을 면제 받았던 OPEC 회원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산유량 문제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최근 산유량을 크게 늘렸다. 그러나 OPEC관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감산에 동참한 24개 산유국 가운데 일부만 이번 회동에 참석하는데다 여전히 미 셰일석유 영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놓고 이들이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감산에 나서봐야 미국 셰일석유 업체들만 배불릴 것이라는 우려로 추가 감산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신 이번 회의는 내부 단속에 집중할 전망이다.

감산에도 저유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남미 OPEC 회원국인 에콰도르의 석유장관이 재정수입 확충을 위해 감산약속을 지키기 어렵다고 밝히자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이 득달 같이 전화해 이를 말린 적도 있다.

또 지난주 JP모간 체이스 보고서에서는 산유량 규모에서 에콰도르와는 비교도 안되는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감산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UBS의 상품 애널리스트 지오바니 스토노보는 사우디의 이번 회동 목표는 "모든 OPEC 회원국들이 감산합의를 이행하는 것만이 더 높은 수익으로 혜택을 보는 것이라는 점을 각 회원국들에 확신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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